【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SK하이닉스가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메모리에 쏠린 기존 사업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SK하이닉스는 국내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절차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매그너스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한국·중국 등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았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를 온전히 품게 됐다.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련 사업부를 매각한지 약 18년 만이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기업으로, 본사는 충북 청주에 있다.

키파운드리의 신임 대표이사는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의 이동재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두 배가량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월별 생산능력은 10만장, 키파운드리는 9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 변동에 맞설 승부 카드를 쥐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매출의 대다수는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업황이 대내외 변수로 흔들릴 경우 회사의 실적 또한 같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는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상반기까지 지속되었던 공급망 이슈는 점차 해소되기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수요 위축에 직면하면서 올 하반기 메모리 수요 전망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키파운드리의 역량을 더한다면,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탁생산하는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사업 다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의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 안정화와 국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