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금융지주사,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 12조 4001억원
은행‧보험사 상승세 주도…증권사는 이익 감소
경기침체 장기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우려…금융당국, 관리‧감독 강화 나서

코스피가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세에 2,370대로 떨어진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세에 2,370대로 떨어진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둔 금융권이 하반기에도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의 여파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 유럽 경기침체,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을 지목하면서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방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제4차 ‘금융리스크 대응 TF 회의’에서 나온 내용들이 발 빠르게 이행되는 양상이다.

당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금융산업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취약차주 대출 및 부동산 PF 확대 등 그동안 축적돼 온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은행과 제2금융권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추도록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점검에 돌입했다.

여기에 추가로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 제2금융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향하고, 은행권에 대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을 보면 10대 금융지주사가 거둔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040억원(7.9%) 증가한 12조 4001억원이다.

자회사 권역별로는 은행이 9652억원(13.9%), 보험은 3592억원(30.3%), 여전사 등은 3032억원(15.6%) 증가했다. 다만 금융투자는 수수료수익 감소 등으로 1조 325억원(35.2%) 줄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주요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을 보면 모두 증가했다.

주요 은행별 2022년, 2021년 상반기순이익. [그래프=김민수 기자]
주요 은행별 2022년, 2021년 상반기순이익. [그래프=김민수 기자]

은행별 2022년 상반기 현황 자료에 포함된 포괄손익계산서를 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 564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조 4077억원)보다 늘었다.

농협은 8684억원(2021년)에서 9245억원(2022년)을,  신한은행은 1조 2234억원에서 1조 4504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1조 1836억원에서 1조 3722억원, 하나은행은 1조 1462억원에서 1조 247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금융당국 조치에 긴장하는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공개적으로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대손충당금 적립모형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기존의 대손충당금, 대손준비금 적립에 더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확대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지난달부터 시행된 예대금리차 공개도 은행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라고 전했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7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8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화 강세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3.56포인트 하락한 2376.46를, 코스닥 지수는 11.27포인트 떨어진 768.19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나스닥 종합 지수는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6일 기준 1만 1544.91로 장을 마감했다.

보험사와 증권사가 당분간 국내외 주식투자 등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자산운용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경기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하반기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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