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광물 사용' 조건 만족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본격화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세계 주요 공급망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배터리 강자인 LG에너지솔루션이 대응에 나섰다.
인센티브 조건에 만족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캐나다 업체로부터 배터리 원재료를 공급받기로 한 것.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세계적인 광물 수출 국가로 꼽힌다.
22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와 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세부 협약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는 일렉트라와 2023년부터 3년간 황산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일렉트라는 북미 지역에서 황산코발트를 정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 업체다.
2025년부터는 5년간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는다. 수산화리튬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회사는 위 기업과 세부 내용을 협의한 뒤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은 "이번 협약은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를 통해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북미 시장 안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주요 광물업체와 손을 잡은 배경에는 미국이 최근 통과시킨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자는 취지가 깔려있다.
법안은 일정 비율 이상 북미 지역 핵심광물을 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이유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원재료를 채굴 및 가공하는 업체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데 속도를 올려왔다.
올해 6월에는 미국 리튬 생산업체인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협약을 체결해 2025년부터 7년간 이들이 생산하는 친환경 탄산·수산화리튬의 40%를 공급받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북미 시장을 제외한 곳에서도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다. 특정 국가에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다.
대표적으로 유럽 리튬 생산업체인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톤 규모의 공급 계약을, 세계 1위 리튬 보유국인 칠레의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5000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한국 업계 우려를 두고 협의에 나선 상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뉴욕에서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회의를 주최했고, 한국을 비롯한 호주·캐나다·프랑스 등 11개 협력국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