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전년보다 다소 쉽고 수학·영어는 비슷...“변별력 있는 난이도”
“정답 발표 이후 신속한 가채점으로 입시전략 계획 필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국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국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인턴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반면 수학과 영어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것인데, 특히 수학이 전년도의 어려운 난이도를 유지하면서 변별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됐다.

◇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 난이도는 변별력 유지해

가장 먼저 치른 1교시 국어의 경우 전년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모평)와 비교했을 때 다소 쉽게 출제됐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국어 영역에서 수험생들은 공통으로 ‘독서·문학’을,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전체 문항 수 기준으로 EBS 연계율이 50% 이상으로 최근 국어영역 출제 경향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예년보다는 다소 난도가 하락했지만 문제가 쉬웠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어 영역에서의 고난도 문제는 홀수형 기준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다룬 과학지문 17번과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을 소재로 한 사회 영역의 12번 문제로 분석됐다.

입시전문기관 메가스터디교육 역시 12번과 14~17번 지문을 난도가 높았던 문제로 꼽으며 “지난해와 동일하게 진행된 선택과목(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의 경우 선택 과목 간 유불리를 없애고자 했으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간 배분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개된 국어 영역 짝수형 답안지의 일부 정답이 ‘3·3·5·5·5·3·3’, ‘4·1·4·1·4·1’ 등으로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수험생 사이에서 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교시 수학의 경우 작년 수능. 올해 9월 모평의 난이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풀이됐다.

대교협 교사단은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가 줄고 난이도가 극과 극인 문제 역시 출제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중난도가 늘었다”며 “공통은 어렵게 출제됐으나 선택은 쉽다고 느낀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기하’, ‘미적분’ 중 택 1)에서는 각 과목의 30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고, 확률과 통계, 기하에서만 신유형의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통과목은 극한 개념을 활용한 합답형 문항(ㄱ,ㄴ,ㄷ)의 14번과 각각의 경우를 나눠 수열의 항을 구하는 15번, 함수 최솟값으로 3차함수를 추론한 뒤 함숫값을 구하는 22번 문제가 고난도 문제로 거론됐다.

김창묵 교사는 “수학 영역은 올해에도 평가도구로서 변별력을 갖춘 시험으로 출제됐다”며 “지난해처럼 (성적에) 큰 영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가스터디교육 역시 “이번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됐다”면서 “선택과목도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에 공통과목에 초점을 둔 시험의 전체적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교시 영어는 작년 수능보다 쉬운 난이도였으나 9월 모평과 비교 시 다소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교협 교사단은 “어휘는 특별히 어렵지 않았으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문장이 길어져 중위권 수험생에게는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줬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이번 수능 영어 영역의 등급을 판가름할 문제로 함축 의미 추론을 요구한 21번, 빈칸추론 문제인 34번, 문장 삽입 문항 39번을 꼽았다.

이어 유형별로는 “어법 유형이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고 21~24번까지의 함축의미추론과 대의파악 문항에서 선지를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빈칸 유형의 경우 이전 시험보다 구문 난이도가 높아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수학, 영어는 어렵게 출제됐다”며 “과목간 중요도에서는 수학 비중이 대단히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영어의 2등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문과 학생의 경우 주요 전략과목인 영어에서 수능 최저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정시에서 서울권 소재 대학은 영어 변별력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이날 수능 영어 영역 출제방향에 대해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되 교육과정 기본 어휘와 시험 과목 수준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를 사용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 ‘신속한’ 가채점으로 ‘정확한’ 입시전략 접근해야

수능이 끝나면서 가채점 활용도에 따라 정시원서 접수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교육업계는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17일 수능 영역별 정답이 공개되는 대로 빠르게 가채점을 완료해야 입시전략 수립에서 오차를 줄일 수 있다”며 “만약 답이 헷갈리는 문제는 일단 틀린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한 선택과목 점수 조정’ 방식을 거친 후 각 영역 응시생 전체를 대상으로 최종 표준점수를 산출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산출 방식에 따라 정확한 성적 예측이 어려워진 만큼 수험생들은 등급 간 오차 발생을 감안해 가채점 결과를 보수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남 연구소장은 수능 가채점을 끝낸 이후에는 대학별 수능 반영 유형에 따른 본인의 유·불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수능 반영 방법은 각 대학마다 과목 반영 기준은 물론 점수 반영의 경우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을 기준으로 영역별 반영 비율, 특정 영역 가중치 부여 등 상이한 부분이 많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수능 반영 유형과 기준에 따라 본인의 성적을 다각도로 분석해보고, 유리한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 연구소장은 유·불리 분석을 대략적으로 끝낸 이후에는 지원에 유리한 대학을 찾아 자신만의 지원전략 파일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인이 지원할 대학 또는 학과 이름만 적어두는 것이 아니라 원서접수 시 반영하는 요소들도 함께 메모해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에는 최종 합격을 위한 파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채점 결과 분석은 정시원서 접수뿐만 아니라 수시모집 대학별고사의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 연구소장은 “가채점을 통해 목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파악해야 수시와 수능 중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정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해부터 문·이과 계열별 통합 수능을 실시해 성적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판단하기 애매할 때는 지원 전형의 대학별 고시에 적극적으로 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