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인한 국내 경제 어려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급증, 사상 최대 은행 수익도 포함

3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서민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전통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3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서민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전통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올 한해 국내 경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금융소비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이 30일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발표했는데, 먼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소비자 3고(三苦) 시대 ▲가계부채 급증, 대출이자 폭탄 ▲사상 최대 은행 이자 수익 ▲금융소비자보호법 전면시행 ▲ 가상화폐 가치 폭락이 꼽혔다.

또 ▲신(新) 모피아 전성시대  ▲대형플랫폼 보험업진출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보험업계 문제아 실손의료보험  ▲삼성생명법, 즉시 연금판결 로비의혹이 포함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소비자 3고 시대’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원자재값 상승, 금리 인상, 인건비 상승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IMF 사태와 유사한 경제 위기의 징조가 보였다는 점이 지목됐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한국은행도 연이어 기준 금리를 인상해 고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도 커졌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으로 소비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전했다.

‘가계부채 급증, 대출이자 폭탄’에 대해서는 가구당 평균 부채가 9170만원으로 1년 전보다 4% 이상 늘어났다는 점이 선정 이유로 제시됐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가계 금융부채는 6803만원, 임대보증금은 2367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4%, 3.6% 증가했다. 부채가 있는 가구의 비율은 63.3%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고 주택을 구매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족 사이에서 비명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차주들 사이에선 집값 하락, 금리 상승을 맞은 이들을 두고 ‘영끌거지’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은행 이자수익’도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금리 인상이 지속된 올해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대폭 경신했다. 5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은 2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로 신한지주의 연간 실적은 매출 18조 185억원, 영업이익 6조 5150억원, 순이익 4조 8467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금융소비자연맹 측 설명이다. 

또 KB금융은 매출 19조 952억원, 영업이익 6조 3773억원, 순이익 4조 8186억원을, 하나지주는 연간 매출 14조 8016억원, 영업이익 4조 8633억원, 순이익 3조 7318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우리지주의 경우 매출 13조 9707억원, 영업이익 4조 4057억원, 순이익 3조 3159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와 같은 성과는 금리인상기 이자수익 확대로 발생한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수익으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전면 시행’에 대해서는 소비자피해 예방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법은 금융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 수립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본법으로 제정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실질적인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입증책임의 전환, 집단소송제, 징벌배상제를 포함하는 법안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 한해 가치가 크게 떨어진 가상화폐도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루나·테라 사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대형 사고가 줄줄이 터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도는 곤두박질친 상태다.

특히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1달러 밑으로 내려오면서 담보인 또 다른 코인 루나의 가치가 폭락했다. 119달러였던 코인 루나는 일주일 만에 2센트가 됐다.

루나·테라 사태로 피해를 본 이들은 28만명으로, 피해 규모는 약 7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현 정권에 대해 ‘新 모피아(Mofia)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경제수석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꾸려졌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경제 원팀’이 정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명분이지만, 기재부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형플랫폼 보험업 진출’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 우려와 기대가 반반 섞인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6월 카카오손해보험(주)의 보험업 영위 예비 허가 취득에 이어 네이버와 토스도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플랫폼 사업자가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시기가 언제인가가 문제이지, 진입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플랫폼의 보험업으로의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서비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가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레고랜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레고랜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채권시장을 크게 뒤흔든 ‘레고랜드발 금융위기’도 10대 뉴스 중 하나였다.

2011년 강원도와 영국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춘천시 의암호에 건설하기로 한 레고랜드는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로 연간 200만 명의 방문객과 5900억원에 달하는 생산 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상환일을 하루 앞둔 9월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의 빚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원에 GJC의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자체가 보증한 신용도 높은 채권이 부도 처리되면서 시장에는 후폭풍이 닥쳤다”며 “지자체가 지급을 보증한 채권까지 부도가 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보증 등은 더욱 믿을 수 없다는 심리가 확산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비판했다.

‘보험업계 문제아’로 꼽히고 있는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서는 선량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 수가 4000만명에 이르지만, 손해율이 높아 보험금을 잘 주지 않아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해마다 의료계가 새로운 과잉치료 기법을 개발해 내 ‘손해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지고, 보험금 청구건수가 업무량이 방대하게 늘어났다”며 “보험사들이 보험금 누수방지란 명분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하면서 민원발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삼성생명법 입법·즉시 연금 판결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은 지난 2020년 박용진 의원 등 10명이 발의한 법안으로 발의 후 약 2년 5개월이 지났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보험업법 중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한 규정’이 있는데 그 주식의 평가 방법이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 1980년 1072원 안팎인 취득원가로 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주식 5억 815만주(지분율 8.51%, 취득원가 5400억원)는 총자산(올 3분기 기준 279조 1299억원)의 3%가 넘지 않는다. 

그러나 현 시가(지난 23일 종가 기준 5만 8100원)로 계산하면 총자산의 3%(29조 5235억원)가 훨씬 넘기 때문에 총자산의 3%인 8조 3738억원을 초과하는 21조 1497억원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올 한해는 코로나19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서민 소비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가계 부채와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는 서민 소비자도 금융부담과 민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서 희망이 살아나고 중산층이 될 수 있는 밝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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