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쿠팡·컬리 연이어 해외진출, '퀵커머스' 서비스부터 생활용품 수출까지 사업 확장
“높은 이커머스 침투율·엔데믹 전환 등 여파로 국내 성장률 낮아져...동남아시아 중심 해외사업 확장 이어질 것”

홍콩티비몰에 입점한 마켓컬리 브랜드관 모습. [사진=컬리 제공]
홍콩티비몰에 입점한 마켓컬리 브랜드관 모습. [사진=컬리 제공]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포화 상태에 접어든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의 선로를 확장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홍콩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홍콩티비몰(HKTVmall)에 마켓컬리 브랜드관을 열었다.

지난해 8월 싱가포르 레드마트 입점 이후 두 번째 해외 시장 진출을 단행한 것이다.

컬리가 진출하게 된 홍콩티비몰은 2021년 기준 매출액이 65.7억 홍콩달러(약 1조700억원)를 기록한 홍콩 내 최대 규모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번 협약으로 컬리는 홍콩티비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마켓컬리 브랜드관을 열고 자체 브랜드 ‘컬리온리’를 중심으로 점차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컬리는 지난 싱가포르와의 협약을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수출까지 사업 확장을 검토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향후 중화권 진출의 가능성도 나타났다.

이러한 해외시장 진출의 움직임은 앞서 쿠팡·SSG닷컴 등에서도 활발히 나타났다.

쿠팡은 2021년 6월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 도쿄 주요 지역에서 식료품·생필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입지를 굳힌 ‘로켓배송’과 유사한 서비스로 현재 도쿄 8개구에서 시행 중이다.

쿠팡은 일본 진출 한 달 뒤인 7월 대만에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해외시장 영역을 확대했다.

대만은 인구밀도가 높은 환경으로 퀵커머스 사업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해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로켓배송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직구’와 현지 로켓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인터넷 사용률이 92.4%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0%에 그친다는 점을노려 쿠팡의 대만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 역시 지마켓글로벌과 함께 해외 역직구 영역을 확장해왔다.

SSG닷컴은 지난해 4월 G마켓글로벌샵(영문샵·중문샵)에 입점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몰의 우수 셀러 패션·뷰티 상품을 판매했다.

이를 통해 미국·홍콩 등 전세계 80여개국의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965만개에 달하는 SSG닷컴의 상품을 판매·유통하며 시장을 넓혔다.

앞서 2017년 11월에는 주요 동남아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ee)’에 입점, 일찌감치 해외에서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커머스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행보가 이어진 데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경쟁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포화된 시장에서의 높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더해 엔데믹 전환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 진출보다는 해외진출이 비교적 원활하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서 우리나라 서비스 기업 중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의 하드웨어 비즈니스가 매장임대·현지 직원 채용 등의 어려움으로 실패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며 “ICT(정보통신기술),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고 현재 상황으로는 비전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 영항과 더불어 한국은 이미 50%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커머스 침투율을 기록한 만큼 국내 성장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의 대도시와 인구 밀집도·생활반경 등이 유사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을 통한 해외사업 구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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