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에르메스·프라다·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최대 10% 인상
편의점·대형마트 등 가성비 노린 PB상품도 잇따라 가격 올려...“인건비·원부자재 인상”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계묘년 새해에도 잇따라 가격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가심비(가격 대비 효능)’를 저격하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는 물론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를 타겟으로 한 대형마트·편의점의 자체 브랜드(PB) 상품까지 고물가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이달 의류·가방·신발 등 제품 가격을 5~10% 올렸다.

앞서 에르메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 새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가격인상 조치에 따라 에르메스의 가방 ‘가든파티36’은 7.8%(498만원→537만원) 올랐고, ‘린디26’은 7.5%(1023만원→1100만원) 올랐다.

지난해 네 차례나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일부 제품 가격에 같은 인상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리나일론 백팩’은 10%(240만원→265만원) 올랐고, ‘리나일론 및 사피아노 가죽 숄더 백’ 역시 9.4%(265만원→290만원) 인상됐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역시 지난 2일 인기 모델인 ‘서브마리너’ 등 주요 제품 가격을 2~6%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롤렉스는 지난해 1월 인기 모델 가격을 8~16% 올린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가격 조정을 시행한 것으로 ‘서브마리너 데이트(콤비)’ 제품의 경우 6.5%(1881만원→2003만원) 올랐다.

이에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다음달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을 7% 가량 인상할 계획임을 밝혔다.

명품 쥬얼리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도 지난 12일부터 파인 주얼리 가격을 평균 10% 이상 올리면서 명품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명품업계의 잇따른 가격인상 소식에 업계에선 루이비통, 샤넬 등의 브랜드 역시 상반기 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의 여파를 명품업계 역시 피할 수 없었다”며 “원자재비와 물류비 등 생산비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환율 부담이 상승한 데 따라 가격 조정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PB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PB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가격인상의 움직임은 고가의 브랜드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PB상품에서도 연이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은 이날부터 PB상품 중 과자 20여종의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피카츄 계란과자’는 이전 가격보다 11.1%(1800원→2000원) 인상했고, ‘고메버터팝콘’은 20%(1500원→1800원) 올랐다.

이에 앞서 이마트24, CU 등 편의점업계에 더불어 대형마트도 잇따라 PB상품의 가격인상을 진행했다.

이마트24는 새해 첫 날부터 PB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민생라면’의 가격을 12.2%(490원→550원) 올렸다.

이마트24는 이에 더해 저가 컵라면 상품 시리즈로 선보인 ‘민생컵라면’과 ‘민생짜장라면’ 역시 각각 14.3%(700원→800원), 13.3%(750원→580원) 인상했다.

CU는 지난해 10월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에도 일부 PB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PB상품 중 하나인 ‘콘치즈그라탕’은 8.2%(4900원→5300원), ‘핫바득템’은 15%(2000원→2300원)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까지 PB상품 가격을 동결해온 이마트가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이마트는 이달 중으로 PB상품 브랜드인 ‘노브랜드’·‘피코크’의 일부 제품 가격을 10% 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해 9월,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 노브랜드 1500여개, 피코크 700여개의 모든 상품 가격을 동결한다고 발표했으나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높아지게 되면서 가격인상 조치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했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건비·원부자재 원가 상승 등의 여파로 제조사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생활비 부담을 절감한다는 PB상품의 방향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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