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SGI 브리프 보고서
반도체 수출 감소시 국내 경제성장률 0.64% 하락 불가피
"세액공제·인센티브 등 지원 필요...리쇼어링 해법도 찾아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사진=SK하이닉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반도체 산업의 수출이 올해 큰 폭으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하방 압력이 거세졌기 때문. 반도체 수출 감소에 따라 국내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의 SGI 브리프 보고서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 전략'(김천구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64%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를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보고서는 "반도체는 생산과 투자, 수출 등 각 부문에서 국내 경제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산업이고, 특히 반도체 수출은 2013년부터 지속 확대되며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산업 사이클이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6839억달러 규모였고, 이 가운데 반도체는 129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5분의 1에 달한 셈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용 기기와 기업용 서버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공급 과잉으로 반도체 재고는 나날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에 대한 하방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한 상태다.

[자료=대한상의 SGI 보고서 갈무리]
[자료=대한상의 SGI 보고서 갈무리]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 최근 어닝쇼크(실적 충격)을 낸 점을 주목하며, 수출과 생산을 넘어 투자 영역에도 먹구름이 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인 데다 기술 변화가 빨라 주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지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일어나 설비투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대비 올해 투자규모를 50% 감축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위적인 투자 감축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반도체 기업들 간 '버티기 싸움'이 치열해진 만큼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 등 해외 기업들도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보고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메모리에 편중된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시스템반도체 수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또한 비메모리 분야를 키우기 위해 팹리스(설계)·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주요 분야에서 국가와 국내 기업 간 협력 관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안을 통과시켜 미래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해외 소재의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리쇼어링(국내 복귀)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 반도체 업체들이 국내로 반도체 생산 기지를 이전할 경우 초기 몇 년간 법인세를 인하하거나 국내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 과제에 참여시키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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