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주주 지분 인수 계획 ‘공시’
K팝 대표 아티스트 소속한 양측 합칠 경우 전례 없는 대형 기획사 탄생
최근 SM 지분 인수 계획 발표한 카카오 측과 경영권 분쟁 발생할 듯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하고 있는 SM 보통주식 352만 3420주를 약 4228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앞서 SM 지분 인수에 나선 카카오 측과 경영권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하고 있는 SM 보통주식 352만 3420주를 약 4228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앞서 SM 지분 인수에 나선 카카오 측과 경영권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북미·유럽·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음반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K팝 기획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룹 BTS의 소속사로 유명한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지분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하이브는 이보다 먼저 SM 지분을 확보한 카카오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하고 있는 SM 보통주식 352만 3420주를 약 4228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로 하이브는 이수만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중 14.8%를 확보하면서 SM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하이브의 SM 지분 인수 소식이 증권가뿐 아니라 연예계에 커다란 이슈가 되는 이유는 초대형 K팝 기획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한 BTS를 비롯한 뉴진스·르세라핌·세븐틴·엔파이픈·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나다 순) 등이 소속해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BTS 멤버들이 군대에 가기 시작했지만, 하이브에는 이를 대신할 신규 아티스트들의 흥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는 데뷔 6개월 만에 빌보드 HOT 100차트 진입에 성공하면서 K팝 아티스트 중 최단 기간 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 HOT·SES과 같은 원조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SM의 경우 동방신기·슈퍼주니어·샤이니· 에스파·엑소·NCT 등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면서 건제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브와 SM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같은 기획사에서 활동하게 되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음반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사진=연합뉴스]

하이브가 SM 지분 인수에 나선 배경은 이수만 SM 대주주와 현 경영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갈등은 지난해 SM 지분 약 1.1%를 확보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SM 자금 운용 과정을 들여다본 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수만 대주주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 음원수익의 6%를 로열티 명목으로 수취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게 얼라인 측 주장이었다.

얼라인은 SM 이사회에게 개혁안을 제시했고, 이수만 대주주의 반대편에 서있던 이사진들이 동참하면서 SM 주식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공시했는데 카카오가 개입하게 된 배경에 얼라인 측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SM이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는 업무 협약을 맺고, K팝과 관련한 IP(지식재산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적 사업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본인이 설립한 회사의 지분의 대거 빼앗기게 된 이수만 대주주는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다.

SM 지분 확보 경쟁에서 뒷전에 밀리게 된 이수만 대주주는 또 다른 대형 기획사 하이브에 접촉했고, 결국 하이브는 이날 SM 지분 인수 계약 내용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SM 경영권을 둘러싼 ‘이수만·하이브’ 체제와 ‘카카오·SM’ 체제의 대결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이브가 SM 지분 인수 계약을 공시한 직후 SM 측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놓고,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SM 측은 “SM과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SM 3.0의 첫 걸음”이라며 “SM이 보유한 IP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최대주주(이수만)가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어떠한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SM 3.0’은 앞서 얼라인 등이 문제를 삼은 라이크기획의 단일 프로듀싱 시스템에서 벗어나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입장문에서 SM 이사회는 하이브의 SM 지분 확보에 대한 경계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SM 측은 “SM 3.0을 통해 다시 한 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를 선도하는 팬·주주 중심의 회사로의 전환과 도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근 보도되고 있는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다”고 전했다.

한편, 하이브의 SM 지분 인수 공시가 나오면서 양사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하이브는 전날 종가보다 약 5.57%(1만 1700원) 상승한 21만원에, SM은 약 15.33% (1만 5100원) 오른 11만 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