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 출신 유력 후보로 거론... 계파색 없애고 관행 깰까 ‘주목’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인물들도 후보로 거론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취임 1년여만에 사임하기로 하면서 우리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맞게된다. 이 가운데 차기 은행장 후보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취임 1년여만에 사임하기로 하면서 우리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맞게된다. 이 가운데 차기 은행장 후보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취임 1년여만에 사임하기로 하면서 우리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맞게된다.

우리은행장은 부회장이 없는 우리금융지주 내 ‘서열 2위’로 통하는 만큼 차기 은행장 후보에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1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원덕 행장은 지난주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여만의 일이다.

당초 이 행장의 임기로 오는 12월 말까지로, 10개월가량 임기가 남은 상황이었다. 다만, 이 행장은 임종룡 체제를 앞두고 계열사 대표 등 조직 개편을 하는 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영업력 강화에 집중해 우리은행은 지난해 1~3분기 2조37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하나은행(2조2438억원)을 1302억원의 차이로 제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아울러, 이 행장은 우리금융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플랫폼인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 브랜드 도입을 주도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의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은 지난해 말 기준 619만1693명을 기록하며 6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 행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장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해 성과를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추위에서 확정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주요 보직자’를 후보군으로 정하는 만큼 차기 행장이 내부 인사일 것으로 추측하는 분위기다.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외부 인사 선임에 선을 그은 데다 조직 안정 차원에서도 내부 출신이 필요한 점도 이같은 추측에 한몫한다.

물론 임 내정자가 적극적인 쇄신 의지를 보인 데다 정치권이나 금융당국 등의 입김과 압박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외부출신이 후보군에 전격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전현직 임원 등 다수의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박화재 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총괄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김종득 우리종합금융대표 등이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유력 후보로 박화재 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이 거론됐으나, 박 전 사장은 14일 관계사인 우리은행 윈P&S 대표에 내정됐다.

최근 우리은행이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영업력에 능통한 자가 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으로 재편해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을 배치하는 등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도 유력 거론된다. 꾸준히 우리은행장 유력후보로 꼽힌 바 있는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은 1962년생으로 1989년에 입행했다.

이후 개인영업전략부 영업본부장 대우, 영업지원부문장, HR그룹 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김 전 사장은 우리카드 분사 10년만에 독자결제망 구축과, 지난해 어려운 업권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 성과도 인정받았다.

김종득 전 우리종금 대표도 지목된다. 김 전 대표는 1963년생으로 포항고, 단국대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상품개발팀, 개인영업전략부, 인사부, 비서실장, 검사실장, 자금시장그룹 상무 등을 지냈다.

2020년에는 우리종금 대표로 취임해 2021년엔 전년 대비 27% 증가한 799억원의 순이익을, 지난해엔 14.9% 늘어난 91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는 등 종금의 성장을 이끌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들이 유력 거론되고 있는 까닭은 이들이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현재 손태승 지주 회장과 이원덕 은행장이 모두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상업은행 출신을 기용해 경영 관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과거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한빛은행으로 통합 출범했는데, 대등 합병이다 보니 인사 때마다 계파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합병 이후 행장 자리는 각 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다.

다만, 조직쇄신 등을 강조한 임 내정자가 관행을 깬 과감한 인사 단행을 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달 우리금융·우리은행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인물들도 잠재적 우리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황규목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정석영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박종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병권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신민철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노진호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조영수 우리은행 부행장 ▲심기우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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