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구·광주 과학기술원과 협약...5년간 500명 양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에서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에서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패키지는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공정을 뜻한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삼성전자가 비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전문 인재를 양성해 반도체 업계 이슈인 인력난을 해결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27일 삼성전자는 울산·대구·광주에 있는 과학기술원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세우기로 협약했다. 협약 대상은 울산과기원(UNIST), 대구과기원(DGIST), 광주과기원(GIST) 등 세 곳이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생을 선발해 내년 3월부터 계약학과를 운영할 계획이다.

선발 인원은 UNIST 40명, DGIST 30명, GIST 30명 등 연간 100명이다. 삼성전자와 세 과학기술원은 5년간 반도체 인재 총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학사와 석사 교육을 합친 통합 과정으로 운영된다. 교육 기간은 총 5년이다.

교육 과정은 '반도체 공정 제어 기술'에 초점을 둔다. 삼성은 "반도체 미세화 한계 돌파를 위한 공정 기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반도체 클린룸 실습 등 현장 중심의 교육을 받게 된다.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와 같은 융합 수업도 병행해 들을 수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은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 인력 신규 수요는 10년간 약 12만7000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인력은 5000여명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이 국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에 쏠리던 인재 육성 흐름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하고, 어렵고 힘든 떄일수록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라고 말했다.

27일 대구과학기술원 컨벤션홀에서 열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김칠민 DGIST 부총장, 김종한 대구광역시 부시장, 홍석준 국회의원, 국양 DGIST 총장, 남석우 삼성전자 제조담당 사장, 이인선 국회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상생연구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
27일 대구과학기술원 컨벤션홀에서 열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김칠민 DGIST 부총장, 김종한 대구광역시 부시장, 홍석준 국회의원, 국양 DGIST 총장, 남석우 삼성전자 제조담당 사장, 이인선 국회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상생연구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번 협약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국내 대학과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수는 전국 7곳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와도 반도체 계약학과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인턴으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삼성 임직원들이 멘토로 참여해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삼성은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고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취업이 보장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반도체 전문가 260명을 양성하던 기존 일부 계약학과의 정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3개 지역의 과학기술원까지 추가되면서, 신설되는 계약학과 학생들이 졸업하는 2029년부터는 매년 7개 반도체 계약학과에서 전문 인재 450명이 배출될 전망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이번 계약학과 신설로 서울·대전·포항에 이어 대구·광주·울산에도 반도체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라며 "반도체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인재를 지속 확보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 계약학과 ▲산학과제 지원 ▲박사 장학생 ▲지방 국립대 지원 ▲사내 설비를 활용한 대학 연구 인프라 지원 등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기초 과학과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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