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비중국 전기차(BEV·PHEV) 등록 대수 조사
테슬라 16.7만대로 1위, 현대차·기아는 6.6만대로 4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위치한 테슬라 스토어. [사진=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왕좌를 차지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제외하고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며 '불변의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동기보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수소차 시장에서는 '넥쏘' 인기에 힘입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PHEV) 총 대수는 68만1000대로 전년보다 33.2% 증가했다.

테슬라는 전년 동기보다 60.5% 증가한 16만7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위(23.6%)를 기록했다. 최근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은 32.3% 증가한 8만9200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스텔란티스그룹은 14.1% 상승한 6만8300대를 달성하며 3위에 올랐다. 스텔란티스 그룹에는 푸조, 지프, 피아트 등이 속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4위에 올랐지만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양사는 6만68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6.4% 감소한 성적을 기록했다. 점유율 또한 지난해 2위 수준이던 14.0%에서 9.8%로 떨어졌다.

역성장을 낸 건 현대차·기아뿐만이 아니다.

다임러그룹(벤츠)은 4.4% 감소한 3만6500대를 판매하며 8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7.5%에서 5.4%로 줄었다.

SNE리서치는 "한국과 독일의 보조금 감축 및 폐지로 현대차·기아와 다임러그룹의 판매량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연초에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현상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미니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고성장을 이룬 상하이자동차(SAIC)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 판매 호조를 기록하며 세 자릿수 성장률(169.2%)을 기록했다. 순위는 10위다.

SNE리서치는 "비(非)중국 시장 10위권에서 절대 강자인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유율이 유지 혹은 감소를 보였다"라며 "강력한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을 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춘추전국시대가 개막했다"고 말했다.

1~2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BEV·PHEV) 인도량 추이와 점유율 순위. [자료=SNE리서치] 

한편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의 총 판매량은 2131대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 넥소는 글로벌 시장 기준 953대(내수 88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성장률은 17.6%에 달한다.

점유율은 60.8%로 전년 동기(49.5%)보다 증가했다. 이어 도요타(28.4%), 포톤(1.9%), 완샹(1.9%) 등이 뒤를 이었다.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도요타는 양대산맥이라고 불려왔는데, 현대차가 격차를 벌리며 '입지 굳히기'에 나선 분위기다. 지난해 동기 도요타의 점유율은 33.2%였다.

SNE리서치는 "올해 국내 수소 승용차 1만6000대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면서 넥쏘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경우 내수 시장에 판매가 몰리고 있다. SNE리서치는 "넥쏘의 글로벌 판매량 중 90% 이상은 내수 판매"라며 "한국과 일본 시장을 제외하면 도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이 넥쏘보다 4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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