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등기임원 변경신고 결과에 투자자들 집중
수리 연기, 바이낸스에 부담으로 작용할수도
레온 싱풍 대표, 인터뷰 통해 거래소 건전성 자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홈페이지에서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팍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홈페이지에서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고팍스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와 관련, 금융당국이 수리를 미루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묶인 566억원 규모의 고객자금에 대한 환급 일정도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한 등기임원 변경신고서에 대한 신고 수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 2월 등기부등본 상으로 대표이사가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에서 레온 싱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또한, 스티브 영 김 바이낸스 한국사업담당 이사와 지유자오 바이낸스 산업회복기금 이사가 각각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고 알렸다.

이에 고팍스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이 변경된지 30일 이내인 지난 3월 6일 변동 사실을 당국에 신고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변경신고서를 받은 후 45일 이내에 수리 여부를 거래소에 통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난달 19일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국이 현재 서류 보완을 요청하면서 신고 수리 여부 결과는 늦춰진 상태다.

고팍스 투자자들은 이와 같은 당국과 거래소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고팍스가 제출한 변경신고서의 수리가 고파이에 예치된 고객 자금 환급을 위한 최종 관문이기 때문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미국 운용사인 제네시스글로벌캐피탈이 파산하면서 예치 상품 고파이에 투자자가 맡긴 약 566억원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의 투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고, 대표이사 등 임원진 변경과 관련된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투자자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레온 싱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레온 싱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 당국의 심사 결과가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바이낸스가 자칫 국내 진출을 철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숨죽이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실제 미국 법인 바이낸스US는 지난해 파산한 가상자산 대출업체 보이저디지털의 자산 10억달러를 인수하기로 한 합의를 철회했다.

바이낸스US는 지난달 26일 트위터를 통해 “보이저디지털 고객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적대적이고 불확실한 규제 환경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바이낸스US가 자세한 이유까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자오창펑 대표와 바이낸스에 대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소송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직접적인 소송으로 이어진 상황은 아니지만, 신고 수리 일정 연기에 고팍스에 대한 전북은행의 위험평가 등이 겹치면서 바이낸스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바이낸스가 그동안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팍스에 대한 투자를 쉽게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레온 싱풍 대표도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은행이 위험평가를 다시 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건전한지에 대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진출에 대한 의지와 거래소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자금세탁방지 등을 우려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당국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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