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전 산업 생산지수 전월 대비 1.4% 줄어
소비판매액지수도 2.3% 감소…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감소폭 기록
정부당국, 올해 경제에 대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 전망 유지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경기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여전히 '상저하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경기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여전히 '상저하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최근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4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모두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2차전지·반도체 업종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은 뜨겁지만, 여전히 실물경제에서는 경기둔화 현상이 계속 관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표 업종 중 하나인 IT경기의 반등 시기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 때 경기회복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년=100)을 나타내면서 3월보다 1.4% 감소했다.

올해 2월(1.0%)과 3월(1.2%)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던 생산활동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는데 2022년 2월(-1.5%)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먼저 제조업 생산이 1.2% 줄면서 전반적인 생산 위축을 주도했다.

특히 3월에 ‘35.1%’라는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반도체 생산은 지난 달 0.5% 증가에 그쳤다. 기계장비와 의약품 생산도 각각 6.9%, 8.0%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업 출하가 줄면서 재고율(재고/출하)은 3월 117.2%에서 4월 130.4%로 13.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8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코로나19 사태의 ‘엔데믹’ 선언으로 공공행정 생산이 1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보건 관련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도 낮아졌다. 4월 105.2(2020년=100)로 2.3% 감소했다.

올해 2월 5.1%로 상승했던 소매판매액지수는 3월 0.1%로 주춤했다가 결국 감소세로 전환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6.3%),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1.2%), 통신기기 및 컴퓨터·승용차 등 내구재(-1.7%)가 소매판매액지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오르면서 99.9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떨어진 98.0로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경기 흐름은 어려운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전기·전자(IT), 반도체의 글로벌 경기 회복 상황에 따라 불확실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제전망 이후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해 앞으로의 물가와 성장 흐름을 다시 점검해 본 결과, 올해 성장률이 1.4%로 지난 2월 전망치 1.6%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근거로 IT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 활동 재개의 영향 파급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전 세계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엔비디아가 5월 말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주가 과열 현상’을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대외 여건의 제약이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IT경기 반등 시기·중국 경제 회복의 파급 영향 정도·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당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전반적인 흐름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변화는 없다”며 “물론 불확실성은 있지만, 국제기구와 주요 기관들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한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수정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