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중 52주 최고가 경신...25일 이후 4거래일째 연고점
엔비디아, 장중 시총 1조달러 돌파...AI열풍, 국내기업까지 확산
증권가, 하반기까지 우상향 전망...“메모리시장 프리미엄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가 가져온 AI 열풍에 힘입어 연중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가 가져온 AI 열풍에 힘입어 연중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 이후 잇달아 상승세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그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까지 옮겨붙은 모습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18조2600억원)를 돌파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선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전날 보다 0.14% 오른 7만24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지난 25일 이후 4거래일째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7만16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회복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시간 0.18% 오른 11만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잇달아 최고가를 경신한 데에는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시장 전망치를 10% 가까이 웃도는 71억9000만달러(약 9조48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보다 50% 이상 많은 2분기 매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생성형 AI 열풍으로 핵심 부품인 GPU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개발에 활용하는 고성능 GPU를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 반도체 재고 증가 등의 여파로 업계가 불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자 시장은 환호했다.

실제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으로는 최초로 장중 한때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에서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이닉스가 덩달아 수혜를 본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인 HBM3를 거의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업계 최초로 ‘CXL 2.0 D램’을 개발하는 AI 기술 관련 고성능 메모리에 공을 들이고 있어 향후 메모리 시장을 기반으로 두 기업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수급 안정화 전망에 따라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계약 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주가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제조사의 경우 1차로는 계약가격 상승기, 2차로는 가격 상승폭 둔화 시기까지 벨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집중적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경우 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개선 가시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주가의 업황 선행성과 역사적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하회하고 있는 가격매력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은 높아지며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날 AI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개발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HBM은 메모리의 전문화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수주형 비즈니스로의 전환 가능성 또는 지속적인 프리미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제한적 수요, 더 제한적인 공급에 따른 프리미엄이지만 HBM 상위 제품으로 갈수록 공급보다 수요 성장이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의 단기 급등으로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우상향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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