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서스퀘하나 애널리스트 인터뷰 인용
엔비디아 호재, 삼성전자 보다 TSMC에 유리
이재용 회장, 이달 초 젠슨 황 대표와 만남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엔비디아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가에서는 엔비디아를 실질적인 고객사로 두고 있는 TSMC가 삼성전자 보다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회동 이후 양사의 긴밀한 협력이 기대되는 만큼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서스퀘하나의 메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 선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변동성이 큰 메모리 산업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특히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삼성은 여전히 TSMC 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엔비디아를 계기로 반도체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도, 파운드리에 강점을 가진 TSMC가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엔비디아는 AI 챗봇 ‘챗GPT’에 탑재한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H100 등을 모두 TSMC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메모리 칩을 공급하는 데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TSMC가 더 나은 수익 품질과 잉여현금흐름 마진을 갖는다”며 “수익과 경영의 질, 주주수익률 모두 삼성보다 TSMC가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로, 이번 반도체 호황이 삼성전자에게 위기라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도 최근 AI 기술 전환에 맞춰 업계 최초로 ‘CXL 2.0 D램’을 개발하는 등 관련 기술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CXL 메모리는 기존 GPU 등 부품 장치에 각각 존재하는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공유 관리하는 칩 기술로 효율성과 확장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메모리 칩과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솔루션 ‘스케일러블 메모리 개발 키트(SMDK)’도 공개하며 AI 기반의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미국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대표를 만나며 양사가 협업을 모색한 점도 AI 반도체 호황이 삼성전자에게 기회로 작용하는 이유다.

이재용 회장과 황 대표 사이 어떤 논의가 오고 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사업 협력을 넘어 칩 생산 등 협력 방안이 이야기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고, 이를 근간으로 올해 2세대 공정에 대한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기로 한 만큼 우수 기업들과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생성형 AI 시대를 언급하며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계현 사장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더 많은 회사가 이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이 핵심 요소가 됐다. 긍정적인 면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면서 “여기에서 낙오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할 일이 많은 것 같아 즐겁기도 하다”고 덧붙엿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3일간의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인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중 한때 7만21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24% 오른 7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추가 주가 상승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이 높아지며,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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