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이자비용 늘어…이자 갚은 능력 하락, 부채는 증가
기업 안정성과 활동성까지 악화…미래 위한 비즈니스 능력 현저히 떨어져

한국의 기업들이 경영 체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래 지속가능경영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의 기업들이 경영 체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래 지속가능경영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최양수 기자 】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 체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기업 체질이 악화된 것은 물론 미래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까지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공개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분의 1 줄었으나 이자비용은 3분의 1 늘고 부채상환능력력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기업의 안전성과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과 2021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며 기업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 중견기업 774개, 중소기업 679개)의 지난해 말 재무상황을 각각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구분해 분석했다.

조사 대상 상장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하며 2년 연속 성장했다. 다만 성장세는 분기를 지날수록 둔화하는 모양새다. 분기별로 보면 2020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1년 4분기부터 정체하고 있다.

총자산은 전년말 대비 6.5% 늘었고 3분기말 대비 0.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부채는 전년말 대비 10.4%, 3분기말 대비 1.0% 늘어 총자산 증가폭을 앞질렀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2%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7%와 60.8%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44.1% ▲중견기업 9.2% ▲중소기업 –3.1% 등으로 대기업의 역성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년 전보다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부채는 10.4% 증가해 총자산 증가 폭을 앞질렀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기업의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도 동반 하락했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5%로 전년 대비 3.2%p(포인트)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당기순이익률도 전년 대비 3%포인트 내려앉은 3.6%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31.9% 증가했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에서 발생한 이자 비용은 14조2000억 원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2조6000억 원 ▲2분기 2조9000억 원 ▲3분기 3조4000억 원 ▲4분기 5조2000억 원 등으로 증가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배율은 전년 10.1배 대비 절반 수준인 5.1배로 낮아졌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의 영향으로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기준금리 상승 추세와 유사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안전성도 나빠졌다.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 전년 대비 부채비율은 ▲대기업은 4.6%포인트 오른 77.5% ▲중견기업은 6.2%포인트 오른 96.2% ▲중소기업은 0.4%포인트 늘어난 44.5%로 나타났다. 

기업의 차입금의존도(19.2%)는 전년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기업의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떨어진 55.6%를 기록했다.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하락했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도 10.6회로 ▲2019년 11.2회 ▲2020년 11.1회 ▲2021년 11.7회 보다 크게 하락했다.

재고자산의 비중이 높고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활동성이 약화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기업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과 2021년보다 더욱 위축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유지해야 건강한 기업 체질을 유지할 수 있는데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내 기업들의 건전성은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며 “기업의 비즈니스 체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미래 지속가능경영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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