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연임 나서지 않겠다”는 뜻 전해
그룹 역사상 최초 3조원대 순이익 달성 등 다양한 성과 기록
오는 8일 결정되는 1차 숏리스트 후보 명단에서 제외

KB금융그룹은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2023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종규 회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은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2023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종규 회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KB금융그룹]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되었습니다.”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퇴진을 결정했다.

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로 아직 석 달 이상 남아있지만,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이번 주 회추위원들에게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안정화되고 지배구조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사회이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2017년,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만으로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3년 동안 겸직하면서 KB사태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한 후 각종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KB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윤 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그룹이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를 갖춘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게 금융권 내 분석이다.

윤 회장이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KB금융그룹은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2017년)을 달성했다.

이어 2021년 4조 4096억원, 2022년 4조 1217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였다.

윤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첫 해(2014년)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1조 4000억원과 비교하면 8년 사이 3배 넘게 수익성을 성장시킨 셈이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KB금융그룹은 리딩금융그룹으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윤 회장은 그룹 실적 개선과 더불어 고객, 주주,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강조하면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고객중심’의 핵심가치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해 고객 중심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했고, 직접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는 등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을 전개했다.

또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ESG 경영을 확산시키고,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늘리면서 우리 사회에 ‘금융의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KB금융그룹은 “윤종규 회장이 고객, 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한 KB가 되도록 조직문화를 변화시켰다”며 “열린 소통을 통해 임직원이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 건물.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건물. [사진=KB금융그룹]

이번 윤 회장의 용퇴 결정에 따라 차기 KB금융그룹 회장직에 맡을 인물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추위는 지난 달 20일 차기 CEO를 선정하는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달 8일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숏리스트(1차) 6명을 확정하고, 29일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심사를 거쳐 숏리스트(2차)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었다. 

다만,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혀 그를 제외한 롱리스트 중 숏리스트가 결정되게 된다. 

회추위는 9월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차기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종규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룬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젠 그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되었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너무 아쉽긴 하지만 윤 회장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사회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라며 “윤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이자 존경받는 리더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회장이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됐다”며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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