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등 증시 주변 자금, 작년 말보다 16.5% 증가
마땅한 투자처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은 더 큰 폭으로 늘어
공격적 상품보다 저위험·저수익 초단기 상품에 관심 쏠려

금리 상승, 주가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리 상승, 주가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투자처를 고르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주변 자금은 이달 4일 기준 434조 5728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373조 268억원)과 비교했을 때 61조 5460억원(약 16.5%) 증가한 규모다.

항목별 증시 주변 자금을 보면 ▲투자자예탁금 52조 6732억원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25조 656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71조 1657억원 ▲신용공여 42조 6744억원 ▲국내 주식형펀드 64조 695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178조 2989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주식 관련 투자를 하기 위한 투자자예탁금,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신용공여의 경우 각각 6조 2248억원, 1조 7505억원, 7조 2868억원 증가했다.

증시 주변 자금도 늘고 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은 더 큰 규모로 늘어났다.

자산관리계좌(CMA), 수시 입출금 상품 ‘MMF’ 잔고는 작년 말보다 각각 13조 6621억원, 26조 7715억원 증가했다.

CMA는 은행 입출금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상품으로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이 유입된다. 

MMF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법인이나 개인 자금이 잠시 머무르는 피난처로 지목되고 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작년 말 78조원에서 107조원으로 불어났다.

헤당 증가분(29조 2000억원) 중 초단기 상품인 보관형(파킹형) ETF 8개에 몰린 자금이 7조 7000억원으로 약 26%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 CD금리 액티브 ETF’ 순자산이 6월 7일 상장 이후 2조원을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 자금들이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유입되지 않고, 저위험 저수익의 초단기 상품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 고금리 상황에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자금은 고금리를 향유할 수 있는 피난처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MMF 잔고가 10년물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시점부터 유입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며 “높은 금리는 상대적인 증시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MMF 잔고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9조 4546억원 증가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최근 금리 상승과 미국 기술주 과열, 중국 부동산 우려로 조정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제조업 회복 속에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강세장을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