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최근 부동산 위기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에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5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홍콩 펀드 설정액은 최근 1개월 동안 2387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홍콩 펀드 다음으로 설정액 감소분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펀드(767억원)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 경제 위기에 따른 투자 손실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같은 기간 중국·홍콩 펀드는 평균 6.11% 수준의 손실률을 기록해 브라질 펀드(-5.04%)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러시아(3.04%), 인도(2.15%), 베트남(1.96%) 등 신흥국을 비롯해 북미(1.41%) 등이 수익을 낸 것과는 상반되는 투자 결과를 보였다.

특히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꼽히는 인도·베트남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1개월 동안 각각 감소했으나, 해당 감소 폭은 236억원, 308억원으로 중국·홍콩 펀드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3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중국·홍콩 펀드 설정액은 2617억원 감소했지만, 인도와 베트남 펀드 설정액은 179억원, 234억원 증가했다. 일본 펀드 설정액도 207억원 늘었다.

중화권 주식에 직접 나서는 개인 투자자를 뜻하는 ‘중학개미’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액 역시 감소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액은 38억5213만달러(한화 약 5조133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는 31억2197만달러(약 4조1600억원)로 약 20%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6~7월에는 중국·홍콩 주식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한 달 동안 순매도로 돌아섰다. 4억3199만달러(약 5750억원)에 해당하는 중화권 주식을 팔았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행동을 보인 이유는 지난달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논란이 되면서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가될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개월 연속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였다는 점도 투자 기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제조업 PMI가 50을 연속으로 밑돈 최장기간은 7개월이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주식거래세 인하 등 증시 활성화 대책과 부동산 부양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투자 전문가들은 아직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 여력은 크지 않아 직접적인 경기 부양 경로를 선택하기보다 신용 확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간접적인 경로를 택하고 있다”며 “부양정책의 누적되는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주식시장은 이달까지 정부 정책과 지지선을 확인한 뒤 4분기 부동산과 경기 연착륙을 거쳐 경로가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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