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2조 8000억원으로 약 33.7% 차지
연령별로는 40~50대가 전체 판매액 절반 넘어
금융당국, 행정 지도에 이어 관련 규정 개정 나서기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관련 신규 취급액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관련 신규 취급액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부동산 경기 회복 흐름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상품 중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장 많이 신규 취급한 곳은 NH농협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8조 3000억원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NH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로 2조 8000억원을 취급하면서 전체 금액의 약 33.7%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NH농협은행이 전국 각지에 영업망을 두루 갖춘 상태에서 주담대 상품을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많이 취급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그 뒤를 이어 하나은행(1조 7000억원), 수협은행(1조 2000억원), KB국민은행(1조원), IBK기업은행(9000억원) 등이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규모가 많았다.

5대 시중은행으로 분류되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약 1000억원을 기록하며 낮은 규모를 보였다.

다만, 5대 시중은행별 50년 만기 주담대 도입 시기를 고려하면 거의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의 경우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 대구은행(2000억원), 경남은행(400억원), 전북은행(100억원), 광주은행(20억)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4조 7000억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다. 30대 이하는 2조 5000억원(29.9%)이었고, 60대 이상은 1조 1000억원(12.9%) 판매됐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더 많은 대출액’을 ‘장기간’ 나눠 갚을 수 있다는 특징으로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SC제일은행과 12월 광주은행이 도입했고, 올해 상반기 수협·대구은행·전북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이어 7~8월에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카카오뱅크, 하나은행, 신한은행, 경남은행, 우리은행 등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면서 가계 대출이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관련 규정 개선에 돌입했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는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 증가 폭은 2020년 2월(+7조 8000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이 취급 중단을 결정했고,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동참한다.

그 외 SC제일은행, 광주은행, 카카오뱅크, 수협은행, 대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 등을 두면서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기로 했다.

최근 금감원은 은행권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설정 등과 관련한 행정 지도에 나선 상태다. 특히 관련 규정을 개정해 가계대출 증가세 완화를 목표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은 50년 만기 주담대와 관련해 금융권 자체 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은행권에 발송하고,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가계대출 실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해 내년 초 은행권 대출 관행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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