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입한 고금리 상품 대거 만기로 특판 경쟁 불붙어
금융감독원, 대규모 자금 이동 관련 모니터링 강화

다음 달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 시즌이 돌아오면서 금융권 내 수신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 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 시즌이 돌아오면서 금융권 내 수신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 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2022년 하반기 역대급 고금리 예·적금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 모은 금융권이 다음 달 또 다시 ‘수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해당 예·적금 상품들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인데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머니무브’(대규모 자금 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18일 한국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은행권의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등 각종 수신 잔액은 96조 250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됐고, 강원도 레고랜드발 사태로 인한 금융권 내 자금 확보 경쟁까지 불붙으며 금융권 예·적금 금리가 치솟은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은행권은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자 예금 금리를 연 5%대까지 높였다. 

또 2금융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6%대 중반에 이르는 특판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통상 예·적금 만기가 1년 단위로 돌아오는 만큼 대규모 자금 재유치를 놓고 금융권 수신금리 경쟁이 다음 달부터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은행권 조달 환경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금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서민금융기관을 포함한 은행권 전반의 수신환경과 은행채 발행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연 4%대 정기예금이 다시 등장하는 등 수신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최고 연 4.15%)였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10%)을 비롯해 ▲DGB대구은행 ‘DGB함께예금’(연 4.05%)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4.0%)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연 4.0%) 등도 연 4%대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2금융권에서도 고금리 특판 판매 확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새마을금고는 연 5%대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들을 선보였고, 충청권의 한 금고는 다음 주부터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특판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은 다음 달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다음 달 중순부터 예·적금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를 과도하게 올린 측면이 있고 올해는 대출도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모든 자금을 재예치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적당한 수준의 재예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금리 경쟁이 지나치게 일어나는지 등을 일일 단위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금융기업들이 지나친 금리 경쟁을 벌일 경우 건전성과 수익성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전반적인 예수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해 안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달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금융권이 가계대출 확대, 고금리 특판 예금 취급 등 외형 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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