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주가 10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뚝 떨어져
김익래 전 회장 ‘오너 리스크’에 이어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터져
목표주가 KB 12만 3000원, 삼성 10만원, 하나 12만 5000원↓

키움증권이 올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사태'부터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까지 주가조작 관련 사건에 연이어 연루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연합뉴스 제공]
키움증권이 올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사태'부터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까지 주가조작 관련 사건에 연이어 연루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연합뉴스 제공]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최고경영자(CEO)메시지를 통해 첫 번째 목표로 “소비자보호, 개인정보보호, 준법윤리경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4월 ‘라덕연 사태’부터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까지 계속해서 불거지는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그 결과, 불과 1주일 전만해도 10만원대에 머물렀던 키움증권 주가는 최근 7만원대까지 주저앉았고, 증권업계는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앞 다퉈 하향 조정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 종료 이후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258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수금 액수가 꽤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발생한 미수금은 검찰 조사 이후 영풍제지 주식 거래 재개 시 반대매매를 통해 일차적으로 회수되고, 이후 잔여분 또한 변제를 통해 점진적으로 회수될 전망이지만 100% 장담은 어렵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를 참고하면 담보 주식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복수 거래일 간 연속 하한가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풍제지 거래 재개 직후 하한가가 풀릴 경우 키움증권의 손실은 없겠지만,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약 2000억원, 5거래일 연속의 경우 약 3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키움증권이 논란의 중심이 되는 이유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과 다른 조치를 취해왔기 때문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상향 설정해 미수거래를 원천봉쇄했지만, 키움증권은 40%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내부통제 기능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레버리지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올해 불거진 대규모 주가조작 사태의 ‘메인 증권사’로 키움증권이 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종목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약 8조원이 사라지면서 터진 ‘라덕연 사태’로 김익래 다움키움그룹회장은 자진사퇴했다.

당시 김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우데이타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605억원 규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악의적인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려고 했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며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은 채 입장문만 발표하고, 자리를 떠나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위고하(地位高下), 재산의 유무,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또 다시 연루됐다.

키움증권 측은 공시 외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0만원대를 유지하던 키움증권 주가는 이번 주 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KB증권(13만원→12만 3000원), 삼성증권(12만 5000원→10만원), 하나증권(14만원→12만 500원) 등 주요 증권사들도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은 상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의 최대 손실액은 3658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미수금 발생에 따른 연간 이익추정치 감소로 목표주가를 12만 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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