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기보다 3.8% 상승
라면 등 최근 가격 급등 7개 주요 품목 물가 관리
정부 개별 품목 가격 통제에 대한 실효성 의문도

먹거리 물가 지수가 5% 이상 오르며 10년만에 3년 연속 5%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귤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먹거리 물가 지수가 5% 이상 오르며 10년만에 3년 연속 5%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귤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밥상 물가를 얘기할 때 단골로 언급되는 라면, 빵, 우유 등 7개 주요 식품 가격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서다.

최근 물가는 무섭게 오르고 있다. 마트에서 과일 하나 집어들기가 겁난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는 '금치'가 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소줏값도 주정(소주 원료) 수입가 인상 등으로 머잖아 식당에 1만원짜리 소주가 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주당은 물론 서민들을 우울하게 할 만큼 물가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물가 잡기에는 늘 ‘총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인건비가 오르고 원자재값이 상승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기업의 하소연과 논리 앞에 ‘시기 조정’이라는 해법을 내놓을 뿐 결국 인상안을 받아들이곤 했다. 정부의 강력한 억제 정책에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오를만큼 오르는 것이 물가라는 얘기다.

물가가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지난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할 것을 주문했다. 각 부처 차관에게는 ‘물가 안정책임관’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같은 정부 방침의 연장선상으로 물가 당국이 품목별 관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체들의 릴레이 가격 인상에 따른 대책인 셈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라면, 빵, 우유, 과자, 커피, 설탕, 아이스크림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7개 주요 품목의 전담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번주 중 라면과 빵, 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할 TF를 별도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사무관 한 명이 가공식품 가격 동향은 살폈지만 TF가 구성되면 품목별 담당자를 추가로 지정,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일정부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도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하는 물가 안정대응반을 구성, 관리품목 6종(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참조기·마른멸치)과 천일염 등 모두 7종의 물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개별 품목 가격 통제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MB정부에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물가를 잡겠다는 정책을 펼쳤지만 결국 해당 품목의 인상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정부 주도 물가 관리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는 사례를 얘기하고 있다.

정부도 딜레마다. 시장에 맡기자니 하염없이 오르는 물가가 정부 정책과 정반대로 가는 것을 바라만 ㅡ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개입하자니 시장경제에 반하는 것은 물론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서민들의 물가 공포는 커져만 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유가 포함된 7개 주요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전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유가 포함된 7개 주요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전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밥상 물가는 이미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5.2% 올랐다. 우유도 14.3% 인상됐다. 빵은 5.5%, 과자·빙과류·당류는 10.6%, 커피·차·코코아도 9.9% 올랐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3.8%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5.2%에서 3월 4.2%, 7월 2.3%로 주춤하다가 다시 3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원자잿값, 물류비, 제조경비 등 가격 인상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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