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둔화세 전환…계절적 요인 등으로 농산물값 불안정
미국(10월 4.0%), 유럽연합(4.8%), 영국(5.8%)보다 낮은 수준
추경호 부총리 “물가·민생 안정에 총력 다할 것” 강조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3%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률은 넉 달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평가됐지만, 신선식품 등 농수산물 가격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통계청은 ‘11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올해 6~7월 2%대로 떨어졌던 물가상승률이 8월(3.4%)·9월(3.7%)·10월(3.8%)에 이어 4개월째 3%대에 머물고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3%대 후반을 기록했던 10월을 고점으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석유류가 1년 전보다 5.1% 낮아지면서 전체 헤드라인 물가를 0.25%포인트 떨어뜨렸다. 휘발유는 2.4% 상승했지만, 경유와 등유가 각각 13.1%, 10.4%씩 하락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농산물은 13.6% 오르면서 0.57%포인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1년 5월(14.9%)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마느 도축 마리 수 증가, 정부측 공급 확대 등으로 축산물은 1.3%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요금 인상 여파로 지난해보다 9.6% 상승했다. ▲전기료(14.0%) ▲도시가스(5.6%) ▲상수도료(4.6%) 등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엿볼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4.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7% 올랐다.

이 중 신선과실지수는 24.6% 상승하면서 전월(26.2%)에 이어 20%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사과는 55.5%, 귤은 16.7% 올랐고, 쌀은 10.6%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은 1년 단위로는 크게 떨어지긴 해도 단기간에 하락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과실이 전월 대비로는 9.1% 큰 폭 하락하기는 했는데, 전년 대비로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경우 작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11월 소비자물가는 총지수 외에도 두 가지 근원물가 측면에서 10월보다 낮아졌다”며 “기조적 측면에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통계 결과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OECD 기준 근원물가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하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10월 4.0%), 유럽연합(4.8%), 영국(5.8%) 등 주요국의 근원물가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에서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추세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진정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지난 8월 초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주요 농산물 가격도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전월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근원물가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아직 4~5%대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훨씬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유가 변동성,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계속 운영해 나가면서 물가·민생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