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A+ 등급 금리 차 0.619%포인트
미국 연준 고금리 기조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 전망

이달 10일 기준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등급과 A+ 등급 간 ‘스프레드’(금리 차)는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최고 수준인 0.619%포인트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달 10일 기준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등급과 A+ 등급 간 ‘스프레드’(금리 차)는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최고 수준인 0.619%포인트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신용등급에 따른 회사채 금리 양극화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사태 당시와 견줄 정도로 높은 금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아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높은 신용 등급을 가진 회사채에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발행한 중견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등급과 A+ 등급 간 ‘스프레드’(금리 차)는 0.619%포인트로 집계됐다.

AA-와 A+ 등급 간 회사채 스프레드는 2022년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0.15%포인트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올해 2월 말에는 0.709%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후에도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 채 약 0.6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보이고 있는 우량채와 비우량채 간 금리 차는 한진해운이 법원에서 파산을 선고받은 2017년 2월(0.717%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0년대 들어 회사채 AA- 등급과 A+ 등급 간 스프레드 추이를 보면 우량·비우량채 금리 차가 확대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9월께부터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웅진그룹 계열 극동건설이 만기 도래한 어음 15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결과, 웅진홀딩스가 법정 관리를 신청하면서 우량·비우량채 금리 차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또 2013년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2014년 동양그룹 법정관리와 동부제철 자율협약 등 중견그룹 파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량·비우량 금리 차는 더욱 확대됐다.

특히 2017년 2월 법원이 한진해운 파산 선고를 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대유행 공포가 금융시장을 위협했던 2021년 3월에도 회사채 우량물과 비우량물 금리 차가 확대되긴 했으나, 그 폭은 0.32%포인트 수준에 머물렀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2년부터 중견그룹들의 부도가 계속 발생했으며, 당시 중견그룹들의 신용등급이 A등급 또는 BBB 등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정부의 크레딧시장 지원 정책 덕분에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우량등급 위주로만 크레딧물을 거래하면서 크레딧시장 우려감이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크레딧 양극화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 연준이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로 요약되는 고금리 장기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입자의 이자 부담 비용이 커지고, 내년 경기도 급격히 반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레딧시장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우량등급 위주로만 수혜를 받고 비우량등급은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의 ‘온기’가 A등급까지 빠르게 전파되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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