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출범 후 별다른 성과 無
돈 잔치 관련 싸늘한 여론에 상생금융 압박, 도덕성 질타만 쏟아내
은행권 “수익내면 비판 받는 곳에 어떤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을?” 반문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형은행의 독과점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뜻을 대외적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메모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형은행의 독과점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뜻을 대외적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메모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초 금융당국은 민간전문가·전(全)금융업권 협회·연구기관과 함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를 출범시킨 후 대형은행의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은행업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금융과 IT 간 영업 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시키겠다는 발상이었는데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여전히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통해 대형은행들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도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당국은 각종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처럼 대형은행 독과점 체제 해소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출범 당시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이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비교 추천 등을 통한 기존 은행권 내 경쟁,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뿐만 아니라 스몰라이센스·챌린저뱅크 등 은행권 진입정책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지와는 달리 약 9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은행업에 새롭게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올해 7월 지방은행 중 DGB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했었지만, 이마저도 아직 붙투명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신규 플레이어를 ‘메기’라고 지칭하면서 대형은행들을 견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디지털 금융 기술이 발달했더라고 하더라도 지점·영업망 구축, 기본 자본금 확보, 은행업 라이센스 취득, 인력 확보 등 넘어야할 장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여기에 추가로 금융당국이 최근 상생금융 압박과 함께 은행권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발언까지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겠냐는 의견도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17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상생금융 확대와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스스로가 은행산업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산업으로 만들었으면 한다”며 “은행 임직원의 정직성을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왜 은행권에 대해 ‘도덕적 해이 집단’처럼 공개적 표현을 하는지 공감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조업과 달리 은행들은 수익이 많이 나면 싸늘한 비판적인 여론에 직면하게 된다”며 “사업자는 기본적으로 수익 창출에 목표를 두게 되는데 국내 은행업은 다른 산업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구나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들에 대해 그릇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은행업 진출을 검토하는 신규 플레이어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권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해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막무가내식 계획만 내놓는다면 여기에 대해 공감할 사람을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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