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3개월 연속 감소세
서울 거래량 9개월 만에 최저치, 집값 상승세 28주만에 멈춤
매매 거래 회전율 3.04%...역대 두 번째로 낮아
"고금리‧경기둔화 우려로 거래빈도 줄자, 매매시장 활력 저하"

[사진=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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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이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 우려, 매수‧매도자간 거래 희망가격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5월 4만706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8월 3만9277건, 9월 3만7269건, 10월 3만5454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313건으로, 전달 3376건에 비해 1000건 이상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건까지 급감했다가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3000건을 웃돌았지만 지난 9월부터 다시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기금 약 40조원 조기 소진에 따라 9월 말 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종료했다”며 “이와 함께 고금리 등으로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희망가격 간극이 벌어지는 등 거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회전율 추이. 2023년 11월22일까지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 [직방 제공=뉴스퀘스트]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회전율 추이. 2023년 11월22일까지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 [직방 제공=뉴스퀘스트]

◇ 매매거래 회전율 역대 두 번째로 낮아

이 같은 거래량 감소는 ‘매매 거래 회전율’에서도 나타난다. 아파트 거래 회전율은 아파트 재고 세대수(준공 후 기존 아파트, 총세대수 30세대 미만단지 제외) 대비 실제 매매 거래된 해당 아파트 거래량의 비율이다. 해당 수치가 과거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거래 빈도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주택 구입수요가 줄어 매매시장의 활력이 저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방의 아파트 시장 ‘매매 거래 회전율’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3.04%로 2022년 2.28%에 비해 0.7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실거래 신고가 최초 도입된 2006년(8.82%)이후 장기 시계열을 살펴보면 지난해(2.28%)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5%이하를 기록한 경우는 2022년과 2023년 뿐이다. 

과잉공급 등 미분양 적체와 수요부재로 인해 올해 상반기 가격 회복세에서 빗겨난 지방권역은 상황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충청남도의 2023년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4.27%로 지난해 4.51%보다 0.24%포인트 하락해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어 강원특별자치도(4.02%), 경상북도(3.87%), 전라남도(3.77%), 전라북도(3.7%), 경상남도(3.44%), 제주특별자치도(2.53) 등도 올해 가장 낮은 거래회전율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역대 가장 낮은 거래회전율을 기록한 2022년보다도 0.24%~0.81%포인트씩 관련 수치가 더 줄어들었다.

반면, 전국 17개 지자체 중 9곳은 지난해보다 거래 회전율이 개선됐다. 이 가운데 인천광역시는 올해 3.23%로 지난해 1.66%보다 1.57%포인트 개선됐다. 송도신도시 내 저가 매입 수요와 검단신도시 첫 입주가 맞물리며 거래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상반기 반짝 회복된 일부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 회복흐름은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라며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높은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되며 주택구입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고 경기둔화와 주택가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위축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0.34%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반기인 9월 0.31%, 10월 0.28%로 관련 지표가 다시 낮아지고 있다. 전년 동기인 9월 0.14%에서 11월‧12월 0.13% 수치 보다 다소 나이지긴 했으나 여전히 평년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2023년 월별 아파트 매매 거래회전율 추이. 2023년 11월22일까지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 [직방 제공=뉴스퀘스트]
2023년 월별 아파트 매매 거래회전율 추이. 2023년 11월22일까지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 [직방 제공=뉴스퀘스트]

◇ 거래 막히면서 매물 '적체'...아파트 값도 '숨고르기'

이처럼 팔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사고자 하는 사람이 부족해지자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1월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도 물량은 총 53만1294건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50만7165건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경기도가 가장 많은 14만4337건을 기록했고, 그 뒤를 ▲서울 7만8883건 ▲부산 5만2730건 ▲인천 3만3446건 등이 이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21년 9월 24일 3만7994건에 불과했던 매물은 현재 10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국의 아파트 값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주간 동향에 따르면, 11월27일 기준 전국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기준 아파트값 하락지역은 89개로 전주 80개 보다 증가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28주만에 집값 상승을 멈췄다.

함 랩장은 “겨울 전통적인 거래 비수기가 도래했고 전반적인 매수문의 급감에 매물 쌓인 지역이 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매매 거래는 평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와 함께 내년 초까지 금리 인하 등의 자금조달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없다면 집값 하락세가 반전되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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