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기준금리 약 10개월째 유지…“추가 인상 어렵다”는 의견 다수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30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30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3.5%)를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출 만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변동’이라는 변수까지 넣지 않으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지난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약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했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2021년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등 총 3.00%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던 금리 인상 기조는 올해 2월 동결로 마감된 것으로 보인다.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0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7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물가 상승 가능성 있지만, 높은 가계부채로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빠르게 3%대로 다시 높아졌고, 지난 10월 물가의 경우 전월 대비 0.08%, 전년 대비 3.81%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10월은 추석 이후 식료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다만, 가계 대출 금리가 고점 이후 낮아지고 있고, 주택 가격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다수 증권업계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면서 인상 기조가 마감에 달한 것으로 예측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의 목표는 성장률 관리가 아닌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라며 “아직까지 이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한국은행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인하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 기존 1.4%를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을 2.2%에서 2.1%로 낮췄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고물가·고금리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투자가 계속 부진할 것”이라며 “경기와 자금시장 등이 아직 불안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의 양호한 물가 지표 등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점, 국제 유가가 비교적 안정돼 당장은 물가 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은 점도 한국은행의 인상 압박을 덜어줬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조사를 보면 미국의 12월과 내년 1월 금리 인상 확률이 '0'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만큼 현재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한다는 의미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이유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 부양 효과 등을 고려해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으며,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져 원·달러 환율 급등과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에 따른 유가 불안 가능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이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정중호 소장은 “미국 연준은 내년 5월이나 6월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 한국은행은 미국 인하를 확인한 뒤 7월 정도 낮추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미국의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면 미국의 인하가 5월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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