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여파로 가동 중단 이어 매각…준공 13년만
'2년 바이백' 조항 내걸어…종전 후 러시아 재진출 가능성

현대자동차 양재동사옥.[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양재동사옥.[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현대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공장을 현지업체에 매각한다.

현대차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HMMR)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20년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함께 매각한다.

매각 대상은 러시아 현지업체인 아트파이낸스이며, 매각가는 14만원이다. 이 공장의 장부상 가치는 4100억원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짜로 넘겨주고 철수하는 것이다.

다만 2년내 되살 수있는 '바이백'조건이 달려있어 전쟁이 끝나면 다시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옛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들어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는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 이듬해인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러시아 기후 특성을 고려한 현지 맞춤형 소형차 쏠라리스, 해외시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이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판매 호조를 보였고, 현대차는 러시아 내수시장에서 점유율(판매량 기준) 3위권대 업체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호실적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2020년에는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인수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1년 기준으로 23만4000대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로 러시아에서 자동차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그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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