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어닝 쇼크)을 냈지만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분기간 진행됐던 반도체 불황이 종료되고 업황 반등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이 전년도 대비 크게 줄었고, 특히 D램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고, 모바일경험(MX)과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의 실적이 부진해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삼성전자가 최근 3개 분기 동안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 6700억원, 3분기 2조4300억원, 4분기 2조8000억원 등 점차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약 35조원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모바일, 디스플레이, 가전 등 전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AI(인공지능)에 대한 산업계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IT 세트 수요의 계절적인 비수기인 만큼 메모리를 포함해 반도체 전반의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2분기 이후 세트 성수기와 디램 재고 정상화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메모리 실적이 증가, 전사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디램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으로 개선되고 낸드 부문의 영업적자율은 10%대 중후반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반도체 부문 전체적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공격적인 출하에 따른 재고 감소는 긍정적"이라며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회복 속도는 제한적이지만 최근 메모리 판가 상승, D램 흑자 전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회복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9만1000원대였던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최근 9만3000대까지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최고 9만9000원에서 최저 8만6000원 수준으로, 이중 하이투자증권(8만3000원→8만7000원)과 BNK투자증권(8만2000원→8만6000원)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지난 9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2023년 연간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8조1600억원, 6조54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8%, 영업이익은 84.92%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이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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