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27일 국내 서비스 종료...스트리머·시청자 플랫폼 이적 '주목'
우왁굳·이세돌은 아프리카TV...한동숙·풍월량은 치지직 이적 밝혀
아프리카TV·치지직, 다양한 유저 친화 정책 대거 발표...경쟁 치열

(왼쪽부터) 치지직, 아프리카TV 로고. [네이버,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왼쪽부터) 치지직, 아프리카TV 로고. [네이버,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2주 뒤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유저를 잡기위한 아프리카TV와 네이버 '치지직'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월간 시청자 수가 250만명에 달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는 오는 27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철수한다.  

트위치와 함께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해온 '아프리카TV'는 회사명과 주요 서비스 이름을 변경하는 초강수를 두며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자사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신흥 강자로 부상한 네이버 '치지직' 역시 오는 19일 공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유저 친화 정책들을 발표했다. 

라이브 방송마다 2만~3만명을 끌어모으는 유명 스트리머들이 어떤 플랫폼에서 방송하느냐가 플랫폼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아프리카TV와 치지직 간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트위치 철수에 유명 스트리머 이적 발표 잇따라...치지직이냐 아프리카TV냐

(왼쪽부터) 치지직과 아프리카TV 화면. [치지직, 아프리카TV 캡쳐=뉴스퀘스트]
(왼쪽부터) 치지직과 아프리카TV 화면. [치지직, 아프리카TV 캡쳐=뉴스퀘스트]

16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오는 27일 국내 서비스 종료를 하면서 해당 플랫폼에서 방송을 진행했던 유명 스트리머들의 타 플랫폼 이적이 활발하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넘고, 라이브 방송때 최소 1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보유한 스트리머의 이적 발표가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초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한 '우왁굳'과 그가 기획한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 멤버들은 아프리카TV로의 이적을 확정지었다. 종합게임 스트리머 '한동숙', '풍월량' 등은 치지직에서의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 송출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도 있다. 네이버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침착맨(이병건)'은 양사를 포함해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예상과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적하며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이 있는가 하면 플랫폼과 상관 없이 시청한다는 유저들도 있었다. 

'우왁굳'과 '이세돌'을 주로 시청하는 10대 남성 A씨는 "아프리카TV로 이적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 상황에서 이적 발표가 꽤나 충격이었다"면서도 "아프리카TV에서 버츄얼 스트리머들을 위한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B씨는 "아프리카TV와 치지직 간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아서 어디서 방송하냐는 특별히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관심 가는 스트리머가 생길 대마다 플랫폼을 번갈아가면서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B씨는 자주 시청하는 스트리머 방송으로 프로게이머 출신 '인섹'과 '침착맨' 등을 꼽았다.

스트리밍 업계에선 트위치 스트리머와 월간 시청자 수가 각각 1만명, 200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트위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16만709명을 기록했다. 아프리카TV는 189만94명, 치지직은 99만2422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은 트위치의 국내 철수 이후 플랫폼 이적을 고려하는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치지직', 50억 투자해 스트리머 지원...흥행 카드 '자낳대' 공식 후원사로 나서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지난 6일 총 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제공=뉴스퀘스트]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지난 6일 총 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제공=뉴스퀘스트]

치지직은 지난 6일 스트리밍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50억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작 지원을 원하는 스트리머는 월 1회, 연 최대 2회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선정된 스트리머는 회당 최대 2000만원의 제작 비용을 지원받는다. 

또 치지직은 스트리머 전문 기획사인 인챈트가 트위치에서 주최했던 '자낳대(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의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플랫폼 흥행 카드를 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낳대는 2019년 친목 대회로 출범한 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며 정식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가 대회 후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서비스 1달만에 130만명이 넘는 월간활성이용자를 확보했다"며 "트위치의 시청자 수 상위 스트리머도 치지직에서 유치하며 순항 중"이라고 했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라이브 방송을 넘어서 동영상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향후에는 유튜브와의 대결 구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단순히 내수에서 얼마나 더 많은 스트리머를 가져가느냐보다 전세계적인 영상 플랫폼 차원에서 다양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 1440p 고화질 방송 제공...올 3분기 내 사명 변경하는 초강수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2월 22일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저들을 위한 '웰컴! 트위치!' 서비스를 공개했다.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2월 22일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저들을 위한 '웰컴! 트위치!' 서비스를 공개했다.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아프리카TV의 주도권 확보 전략도 다양하다. 우선 종합게임 스트리머에게 1440p 고화질 방송 제공이 눈에 띈다. 치지직이 현재 1080p 화질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화질 경쟁의 우위를 점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종합게임 멸망전', '고인물 게임대전', 'ASL' 등 등 다양한 게임 대회 개최를 통해 아프리카TV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17년간 지켜왔던 사명(아프리카TV)과 방송 주요 명칭(BJ, 별풍선) 등을 올 3분기 내에 변경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 15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궁극적으로는 광고 매출이 별풍선 매출보다 많아지고 글로벌 유저가 국내 이용자가 많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러한 확장을 고려했을 때 BJ 대신 스트리머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아프리카TV라는 이름도 숲(SOOP)으로 변경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 유입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연 아프리카TV 이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1월 31일까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3000여명의 트위치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에서 최소 1시간 이상 방송을 진행했다"며 "단순히 넘어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글로벌 발로란트 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해외 시청자가 10만명을 기록했다"며 "회사에서 오랫동안 운영해왔던 이스포츠 대회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글로벌 진출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와 치지직 간의 주도권 경쟁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콘텐츠 퀄리티 향상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고화질 도입이나 스트리머 지원 정책 등은 콘텐츠 퀄리티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시청자가 유입될 것"이라며 "게임사나 IT 기업들의 광고도 많이 들어올 수 있어서 주도권 경쟁과는 별개로 스트리밍 시장 규모 자체는 커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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