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말까지 B747-400F 2대 725억원에 추가 구매
또 동 기종 항공기 2대 6년 임차키로

인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문 매각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를 추가 구매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노후 화물기 대체로 운항 정시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올해 9월말까지 B747-400F 2대를 725억원에 구매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기준 아시아나항공 자기자본의 10.13%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올해 안에 추가로 동 기종의 항공기 2대를 6년 기간으로 임차(총 임차료 4900만불)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물기 11대(자체보유 8대, 리스 3대)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문이 추가로 화물기를 구매키로 한 것은 현재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문 매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의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현재 노후 항공기가 많은 아시아나항공으로써는 화물기종을 추가로 도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원할한 매각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노후된 기체로 회사의 몸값을 낮추기 보다는 새로운 기종을 투입함으로써 오히려 몸값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게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매각주관사 UBS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문은 2022년 4분기~ 2023년 3분기(1년간) 동안 실적기준 영업이익 15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00~3000억원,  자산 7000억원, 부채 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사업부문 매각가는 최대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인수후보 회사들로부터 과대하게 고평가 됐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약 8400억원으로 기존 투자은행업계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예상매각가격이 5000억~7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화물기사업부문에 두 배 이상 가치가 매겨진 것은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항공업계는 현재 거론되는 가격으로 실제 거래가 이뤄질 지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UBS는 이에 앞서 지난 5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저비용 항공사(LCC) 4곳(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을 선정, 통보한 바 있다.

이처럼 매각가 고평가 논란에다 이들 LCC 4개사의 인수가 부담 여력을 추정해 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문의 매각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5% 증가한 1조7240억이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등 당기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FCF)이 2023년에 처음 마이너스를 벗어난 점(2152억),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355%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항공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문 인수 후 대부분 3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를 교체해야 하는 등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소요돼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나머지 3개 LCC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제주항공 보다 열악한 상태로 2022년 말 현금성자산 기준 에어프레미아 492억, 이스타항공 11억, 에어인천 148억에 불과해 대주주의 거대자금 투입 없이는 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적격인수후보자를 선정,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매각 대상의 재무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UBS는 배포한 투자설명서에 매각 대상의 손익, 자산, 부채 등의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인수의향을 가진 기업들로서는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번 매각은 초기 단계부터 ‘깜깜이 매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한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화물사업부문 매각이 선행되어야 하며 매수자 선정 후에도 EU 승인이 되어야 실제 매각이 가능한 점 등 변동성은 여전히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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