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솜사탕, 왜 자꾸 ‘힌트’를 던져주는 것일까?
복면가왕 솜사탕, 이래선 ‘복면’을 착용할 이유가 없다

 
[트루스토리] 김현경 연예문화부장 = 복면가왕 솜사탕의 ‘주체’가 드러나고 있다. 복면 속 주인공을 향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백발백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복면가왕 솜사탕도 이미 그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사실상 ‘복면가왕’ 프로그램의 취지와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패널들과 함께 목소리와 경륜 등을 토대로 누구인지를 ‘추적하는’ 일련의 행위도 이 프로그램을 즐기는 한 축이자 묘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사실, 누군지 맞추는 게 포인트가 아니라 ‘외모’와 ‘존재’의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고, 오직 ‘목소리’와 ‘실력’으로 음악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복면을 썼다. 거창하게 음악인을 발굴하는 쇼도 아니고 뮤지션들이 나와 자신들의 음악자랑 장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그런데 복면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있다. 복면은 그저 시청률을 높이는 도구, 일종의 개그 소재로 전락해버렸다. 무슨 제목으로 어떻게 나오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기상천외한 제목들이 난무하고 있는 까닭에, 그 제목들이 주요 포털 검색어가 될 정도다.

복면가왕 솜사탕도 마찬가지다. 여러 힌트는 첫 방송에서 이미 던져졌다. 제작진의 의도인지, 본인의 뜻인지 알 수 없으나 이미 “김이 빠진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들은 제작진의 손사래에 불구하고 강모 가수로 확실시하며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강민경 엉덩이, 강민경 엉뽕, 강민경 볼륨 등 해당 프로그램과 전혀 관계없는 기사들을 양산하며 클릭질을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이런 식으로 가치가 추락했다.

복면의 의미가 사라졌다. 오히려 패널들도 음악에 대한 질문보다 ‘복면’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관심을 두고 있다. 진짜 ‘떡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 할 정도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귀’가 ‘호강’하는 것이다. 복면을 안 쓴 ‘허섭스레기’ 가수들이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중무장한 채 엉덩이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복면’을 비록 쓰고 나왔지만 음악을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 나아가 미래에도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할 사람들이 나와 감동을 선사하길 바라는 것이다.

복면가왕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올라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그래서 장기집권을 하든, 단기집권을 하든 상관없다. 하지만 누구인지 알아버리면 재미가 없다. 반전은 더더욱 없다. 백청강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이유가 그랬고, 홍석천이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던 이유는 바로 프로그램의 취지와 부합해서다.

인터넷 시대다. 누리꾼들의 눈은 형사의 그것을 능가한다. 알려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에 걸맞게 ‘모르게’ 해야 한다. 솔직히,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은가. 하지만 매 회마다 ‘들키는’ 인물이 있는 건 조금 수상하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 아닐까 의혹이 드는 이유다.

선입견과 편견이 배제된 상황에서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게 시청자의 바람이다. 지금 이 순간, 무대 위에서 ‘강민경이가 부르고 있다’고 다 알아버리면 그게 복면가왕이 맞을까? 이래선 프로그램의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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