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생산·투자·소비 등 '최악'...11~12월 연속 '트리플 증가'로 반전

[사진=뉴스퀘스트DB]
[사진=뉴스퀘스트DB]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가 '최악 국면'이었던 상황이 수치로 확인됐다.

산업생산 증가세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래 가장 저조했으며, 설비투자는 10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11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통계청은 최근 경기회복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만큼 향후 경기의 추세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 광공업·건설업 부진으로 전 산업생산 증가율 '뚝'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9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지난해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이 전년보다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우선 광공업 생산이 전자부품과 기계장비 감소로 전년보다 0.7% 줄었다. 1998년(-6.4%)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광공업 출하는 1.1% 줄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0.6%포인트 하락해 72.9%였다. 제조업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1.2% 감소해 2년 연속 줄었다.

제조업 생산능력 감소는 조선업 불황으로 2016년 이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선박 생산이 감소된 게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구조조정이 마무리 수순이라 올해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이 보건·사회복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늘어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7.6% 감소했다. 2009년(-9.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각각 8.8%, 4.1%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공사 실적이 9.4% 줄면서 전년보다 6.7% 감소했다.

지난해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4% 늘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3.3%, 승용차 등 내구재가 1.8%,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가 0.6% 증가했다.

2019년 1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2019년 1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지난해 말부터 반등 기미...'신종 코로나'가 변수

지난해 12월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트리플 증가했다.

기계장비(12.6%)와 전기장비(8.9%) 증가세에 힘입어 3.5% 늘면서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은 0.2% 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같은 달 제조업 출하는 4.5% 늘었고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 출하는 각각 3.4%, 5.7% 증가했고,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월보다 14.7% 늘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2.4%포인트 상승해 74.3%를 보였는데 이 같은 상승폭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9% 늘었다. 2014년 11월(13.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각각 9.1%, 15.7% 증가한 영향이다.

통계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발표한 설비투자 계획과 관련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1%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같은 달보다 13.2% 늘었다. 세종~안성 간 고속도로 건설(1조8000억원) 등의 영향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0.3% 늘었다.

신차 출시에 따라 승용차 판매가 늘었고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으로 가전제품 판매도 늘면서 내구재 판매가 3.9% 증가한 영향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 4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일부 늘어났다"며 "그러나 향후 경기 전망은 신종코로나 감염증의 전개 양상이나 심각성을 지켜보고 추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반등 모멘텀 확보를 위해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최근 신종코로나 확산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