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작년까지 1%대 증가 그쳐...연간 고용인원도 130만명대 못 벗어나
일자리 증가 5명중 1명은 '삼성'...SK그룹은 지난 10년 고용인원 185% 늘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일자리 정부'임을 자처하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하며 고용 확대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각 대기업들은 정부의 눈치에 잇따라 "수만명씩 고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대기업들의 고용상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 30대 그룹의 고용 성장률은 1%대에 그치고 특히 최근 4년째 고용 인원이 130만명 대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고용률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침체 등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겠지만 결국 당시의 약속이 모두 거짓이었던 셈이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 최근 4년간 고용증가률 1%대...인원도 130만명 대에서 정체

27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2010년~2019년 30대그룹 고용변동' 결과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고용은 지난 10년 동안 약 44만9800명(50%)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19년 30대 대기업 집단을 기준으로 이들 그룹의 공시발표 연도 기준 2010년~2019년까지 고용 현황을 추적해 조사했다. 고용 인원은 각 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토대로 참고했다.

조사 결과 지난 2010년 당시 국내 30대 그룹의 고용 인원은 89만9621명이었으며, 이듬해인 2011년 103만명으로 고용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이후 113만명(2012년)→121만명(2013년)→132만명(2016년)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34만명으로 역대 최대 고용 인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고용 증가율은 2011년에 14.7%를 기록한 이후 2012년 9.9%, 2013년 7.2%, 2014년 5.1% 등으로 5% 이상을 유지 했지만 증가폭은 꾸준히 낮아졌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30대 그룹은 전년 대비 고용인원을 매년 5만 명 이상 늘려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1%대 고용 성장세로 뚝 떨어졌다. 2015년은 고용 성장률은 1.6%에 그쳤고, 2016년에도 1.8%로 나타났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고용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 고용 인원은 131만명 수준으로 전년대비 고용 성장률은 마이너스(–)0.7%였다. 이후 2018년 1.3%, 2019년 1.5%로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30만명 대에 처음 진입한 이후 4년째 140만명 벽을 깨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대규모 인력을 감축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대기업이 많아 작년보다 고용 인원이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재까지 겹치며 연초 목표한 기업들의 매출 증가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직원 감축 폭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30대 그룹의 고용창출 능력이 성장 벽에 부딪치며 3% 이상 고용 성장은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고용창출 정책은 대기업에 의존하기 보다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등을 적극 육성해 경제활동 인구를 늘리는 것을 강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삼성, 고용증가 선봉...SK는 지난 10년간 1.8배 늘려

30대 그룹 중 일자리 증가의 선봉장 역할을 한 곳은 '삼성'이었다.

지난해 25만103명을 고용하며 3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고용 영향력을 보였다. 30대 그룹 내 고용 포지션은 18.5% 수준이었다.

30대 그룹의 고용인원 5명 중 1명꼴은 삼성이라는 얘기다.

또 2019년 기준 10만명 이상 '고용 10만 클럽'에 가입한 그룹은 5곳 이었다.

삼성 이외에 현대차 16만2153명(12%), LG 15만1898명(11.3%), SK 10만4427명(7.7%), 롯데 10만1493명(7.5%) 순이다.

지난 2010년 당시에는 삼성과 현대차 두 곳만 고용 10만 클럽에 이름을 올렸는데 10년새 3곳이 더 추가됐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지난 10년간 고용인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SK였다.

지난 2010년 당시 SK그룹의 고용 인원은 3만6642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185%나 폭풍 성장한 것.

특히 2012년(5만2267명) 이후 7년 연속 고용 규모를 계속 크게 늘리고 있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고용 5만클럽'에는 CJ(6만8036명), 신세계(6만6650명), KT(6만1619명) 세 곳이었으며, 각각 6~8위를 차지하며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CJ는 2019년 재계 자산 순위는 14위이지만 고용은 6번째로 높아 눈길을 끌었다.

30대 그룹 계열사 중 고용 1만 클럽에 가입한 곳은 모두 25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25개 단일기업의 직원 숫자만 해도 58만7300명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이 7곳으로 가장 많았는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30대 그룹 가운데 연간 고용인원이 1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선 CXO 연구소장은 "30대 그룹 중 연간 고용인원이 1만영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도 있었지만 이번 발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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