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채용시장에도 영향 미치며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급감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9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계속 늘면서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819억원)을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고용노동부는 13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으로, 작년 동월 6397억원보다 2585억원(40.4%)이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상담창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상담창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피해 업종서 실업자 크게 늘어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데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작년 동월(12만5000명)보다 3만1000명(24.8%) 늘었다.

국내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보면 개인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업(3만5000명), 제조업(1만9000명), 건설업(1만6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만5000명) 등의 숫자가 많은 점이 이를 증명한다.

노동부는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대폭 증가한 데는 신규 신청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대부분은 구직급여 지급기간 연장과 지급액 상향조정 등 생계보장 기능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16년 만에 최저

코로나19 사태가 신입사원 선발 등 채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의 증가 폭도 약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1375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5만3000명(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으로는 2004년 5월 23만7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월별 증가 폭이 30만명을 밑돈 것도 2018년 3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8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만1000명(0.9%) 감소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7개월째로 그 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35만8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7만3000명(3.0%) 증가했지만 올해 1~2월 증가 폭이 약 4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약해졌다.

보건·복지업,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줄줄이 떨어졌다. 특히,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가 1500명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 폭(4만9000명)이 2월(8만4000명)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5~29인 사업장의 증가 폭(5만3000명)도 2월(8만8000명)보다 훨씬 낮았다. 소규모 사업장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통계치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피해를 본 자영업자, 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이 대부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보험 가입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통계청 고용 동향은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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