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척교회 모임, 수원 모교회 등서 확진자 속출…예배 방식 등 환경 개선 필요

인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속출한 1일 오전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교회 앞을 코로나19 예방수칙 캠페인 요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속출한 1일 오전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교회 앞을 코로나19 예방수칙 캠페인 요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과 휴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현재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부평구 모 교회 목사 A씨(1963년생·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가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개척교회 모임 참가자들 일부가 양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번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된 확진자는 A목사를 포함 총 23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경기도 수원시 매탄3동에 소재한  모 교회에서도 예배에 참석했던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 5월 29일부터 자진 시설폐쇄 조치가 취해졌다.

이에 앞서도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종교단체 가운데 유독 교회(기독교)와 관련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불교와 천주교 등 타 종교단체에서는 특별한 감염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유독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교회 현장에서의 안일한 방역 의식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물론 대부분 교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당시 상당기간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며, 그 이후에는 신도간 일정한 거리두기와 방역 등을 실시하며 정부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했다.

그러나 사태가 절정에 이르던 지난 3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전광훈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가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등 많은 교회에서의 예배가 정상 진행됐다.

또한 기독교는 천주교나 불교와 달리 중앙의 통제없이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목사 개인이 교회를 설립할 수 있어 중앙에서의 통제가 어려운 것도 하나의 이유로 지목된다.

천주교와 불교가 상급 기관에서 모임 중단 조치를 내리게 되면 그를 따르는데 반해, 교회는 상대적으로 그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소규모 교회들의 협소한 시설과 예배방식 등도 감염병에 취약한 환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교회들은 모이는 인원도 얼마되지 않아 구성원들의 ‘설마’하는 생각에 예배나 소규모 성경공부 등 모임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일부 감염자에 의한 전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불교계는 현재 법회를 중단하고 있으며, 연중 최대 기념일인 ‘부처님 오신날’과 관련한 연등행사를 취소하고 법요식도 최대한 간소하게 마무리하는 등 기독교계와 비교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40대 기독교인 A모씨는 “최근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며 “현재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교회들도 국가적 위기에 힘을 모아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교회들의 예배 강행에 대해 헌금 때문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며 “이 같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교회가 이번 사태 수습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역사회 신규 감염 사례 총 30건 중 24건이 종교 소모임에서 발생했다"며 "이런 소모임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밀접하게 모여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등 침방울(비말)이 확산하는 쉬운 특성을 보였다. 종교 시설에서는 당분간 대면접촉 모임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교회활동 중 성가연습, 성경공부 등 소규모 모임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저희가 판단하기로는 2m 거리두기, 명부작성 등의 방역수칙을 거의 안 지키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정기 예배에 대해서만 방역수칙이 강조됐는데 교회 내 소규모 모임도 '고위험 활동'에 속하는지 검토해 관련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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