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예상외로 선전하고 '추석 효과'로 내수도 늘어
전세계 코로나19 재확산·미 대선 등 불확실성...4분기도 지속 장담못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9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 하면서 경기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9월 수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물론 지난해 동기 대비 보다도 개선됐고, 추석 명절로 내수까지 받쳐준 덕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2~2.5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선방'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미·중 경제갈등과 미국 대선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져 4분기 경기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수출이 경기개선 견인

9월 산업활동동향이 이처럼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1~3위 품목인 반도체(11.8%), 일반기계(0.8%), 자동차(23.2%)의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수출 개선세를 바탕으로 제조업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9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3% 증가했는데 7월 0.1%에서 8월 –0.8%로 꺾인 뒤 다시 플러스(+)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이 5.4%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제조업 생산이 5.9% 늘었다. 자동차(13.3%), 전자부품(9.2%), 반도체(4.8%)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 출하가 7.5% 증가했다. 23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증가했다. 수도·하수·폐기물처리(6.4%), 도소매(4.0%), 운수·창고(2.7%), 전문·과학·기술(2.4%) 등에서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으로 숙박·음식점(-7.7%), 금융·보험(-2.4%), 예술·스포츠·여가(-1.9%), 교육(-1.8%) 등은 부진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거리두기 2.5단계에도 소비 1.7%↑ '추석 효과'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1.7% 늘었다. 8월(3.0%)보다 증가 폭은 축소됐으나 두 달 연속 증가다. 이는 추석 효과로 풀이된다.

음식료품, 의약품,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3.1%),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5%)는 증가했다.

반면 승용차, 컴퓨터·통신기기 등 내구재(-0.7%)는 줄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무점포소매, 승용차·연료소매점, 면세점, 편의점은 줄었지만 대형마트, 슈퍼마켓·잡화점, 전문소매점, 백화점은 증가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기대 이상의 선방"이라고 평가했다.

9월 1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2.5, 이후엔 2였음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것만 해도 의미를 부여할만하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기지개로 설비투자도 7.4% 증가했다.

3월(7.5%) 이후 6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기계류(-1.5%)는 줄었지만 선박 등 운송장비(34.3%) 투자는 늘어서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6.4% 증가했다. 건축(7.0%) 및 토목(5.0%)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서다.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2.0% 늘었다. 철도·궤도 등 토목(-53.8%)에서 줄었지만, 주택 등 건축(42.7%)에서 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사흘째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사흘째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동행지수·선행지수 4개월째 동반 상승

생산과 소비, 투자가 살아나자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6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 마찬가지로 4개월째 상승이다.

두 지수가 4개월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은 2005년 10월~200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4개월째 동반 상승하면서 수치상으로 보면 경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발표된 주요 지표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경기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며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 산업활동동향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점은 앞으로 4분기 전망을 비교적 밝게 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 경기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통계청은 "미중 갈등,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했고, 기재부도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등 리스크 요인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