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산업은행에 3자배정 방식으로 투자 받아 아시아나 지분 인수 시나리오
한진그룹·산업은행 모두 "확인된 바가 없다" 부인 중
성사 시 조현아·강성부펀드·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 반대 거셀 듯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의 여객기가 나란히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의 여객기가 나란히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한항공의 푸른 날개에 아시아나 항공을 품을 수 있을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안을 보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이후 한진칼은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만약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양대 국적항공사를 모두 품게 된다. 현재 양사의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까지 합칠 경우 60%를 넘어선다.

특히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될 경우 자산 40조원, 매출 19조 6492억원에 이르는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된다. 또한 대한항공(173대)과 아시아나항공(86대)의 보유 항공기를 합치게 되면 259대로, 에어프랑스(225대)를 넘어서게 된다.

이번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조 회장은 현재 그룹 경영권을 두고 동생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강성부펀드(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3자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면 조 회장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돼 그룹 지배권을 튼튼히 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3자 주주연합’의 반대가 거셀 전망이다.

또한 최근 계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항공산업이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의 과감한 결정이 따를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291%으로 자본잠식률도 56%에 달한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시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하이 리스크’를 떠 안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거대 항공사 출범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 측은 이번 인수설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의 노딜 선언에 따라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여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을 이미 소진했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등으로의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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