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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1-22 11:34 (금)
'대한항공+아시아나'에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은 이유
'대한항공+아시아나'에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은 이유
  • 최석영 기자
  • 승인 2020.12.0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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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구조조정 없는 통합'에 물음표...노조 "추상적인 선언뿐 실질대책 내놔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산업은행 지원방식 부적절·매매가격 불투명 등 지적
1일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 뒤로 아시아나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 뒤로 아시아나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원이 이른바 '3자연합'측의 KCGI가 낸 한진칼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다.

그러나 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7위의 '메가캐리어(거대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는 기대 보다는 남은 과제들을 감안했으때 우려가 더 크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절차 진행을 위해 빨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날(2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기업결합신고를 내년 1월 14일 각국 경쟁당국에 제출하고, 이후 3월 17일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계획안을 작성해 당국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약 3개월 내에 합병을 위한 각종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한 내 규제당국으로부터 합병을 승인받으려면 구조조정 문제와 노선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보호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

이에 더해 '3자연합'측의 반격은 물론 산업은행이 지원에 대한 적절성 문제 등에 대한 명쾌한 해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과연 '구조조정 없이 통합'은 가능할까

우기홍 사장은 기자설명회 내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을 하면서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직원들의 안위라는 설명이다. 

두 회사의 국내 인력은 2만8000여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약 95%가 직접부분 인력이고 통합 이후에도 공급을 줄일 계획이 없기 때문에 현행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말하는 직접부분 인력은 현장직이다. 

여기에 정년과 자발적 퇴사자 등 자연감소 인력이 연간 최소 1000여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중복인력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여객수요가 95% 감소했음에도 대한항공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며 "인력도 필요시 소요가 많은 부서로 이동하는 식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당장 뚜렷한 대비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합병 후 인력 계획이나 중복인력을 어떻게 운용할 지에 대해 아직 뚜렷한 계획이 없을 뿐더러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상황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 이후 몸집이 커지는 만큼 인건비 등의 추가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양대 항공사의 노선 조정을 통해 리스로 구입한 항공기를 처분할 경우 현장 유휴인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비용 축소를 위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구조조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의 국적항공사 두 곳이 통합되는 만큼 중복되는 노선 조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항공기와 직원들의 감축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통합후 회사의 존립에 관한 이런 구조조정이 없다고만 하는 것은 무책임한 허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노조도 "실질적 고용대책 내놔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4개 노조로 구성된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노사정 회의체에서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문제는 '오너리스크'로 발생한 기업 부실이 원인이었다"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부실 경영을 감시해야 할 채권자, 산업은행은 잘못을 지우고 오히려 특혜를 주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는 보이지 않고 산은만이 언론에 추상적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며 "정부가 산은을 앞세워 현실성 없는 고용안정 대책을 주장하지 말고 노사정 회의체에서 실질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는 "여러 차례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지만, 정부와 산은은 답변 없이 여론몰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인 우리(노동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 노선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보호 어떻게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 탓이다.

공정위는 원칙적으로 기업결합 후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면 경쟁 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여객 시장 점유율은 약 40%. 이후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의 점유율까지 합칠 경우 지난해 기준 66%까지 급등한다.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독과점 우려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합병에 딸려오는 LCC(저비용항공사)들은 통합 뒤에도 별개로 운영되는 만큼 독과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 사장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있긴 하지만 향후 통합돼 별도로 운영된다"며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경쟁하기 때문에 이것이 같이 시장점유율에 포함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한국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많지 않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항공사간 인수합병이 무수히 많이 이뤄졌지만 승인이 안 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열린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고용안정을 위한 피켓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열린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고용안정을 위한 피켓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회입법조사처 "산은 지원방안 부적절" 지적

국회입법조사처는 '대형항공사(FSC) M&A 관련 이슈와 쟁점, 국가자금 투입과정 및 방식 검토' 보고서를 통해 두 항공사의 통합 목표에 대해서는 시의적절하다면서도 추진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지원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산은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한진칼에 납입하는 것을 두고는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산은이 나서는 듯한 모습에 대한 지적이다.

보고서는 "산은이 이번 M&A 조력자로서 주주지위를 획득하고 재벌기업의 경영권을 공고화하는 편법적 지원 시비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렴녀서 자금의 대출, 상환우선주 취득, 의결권 있는 주식(보통주) 투자의 순서가 효율적으로 보여도 결과적으로 산은의 공적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회수에 용이한 상환우선주 투자에 앞서 부실기업 인수합병으로 그 가치를 보장할 수 없는 의결권 보통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적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가격도 문제 삼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감자, 추가 부실 실사 등을 거쳐 투자 구조를 확정하는 과정 없이 매매가격이 정해진 것에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구 노력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외국의 경우 부실기업의 회생은 해당 기업의 자구노력 등 시장주도의 정상화를 우선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M&A의 경우 최대 주주나 그룹 차원에서 충분한 자구노력 없이 공적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는 "통합의 최종승인까지 투명성을 높이고 국회 차원의 감시가 필요하다"며 "관련 절차는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관계 기관 간 충분한 사전협의, 준비가 요구되며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항공 주권 등 국익을 우선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