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시율 13.17%' 지난 1994년 수능 도입 후 최고…1등급 인원 다소 줄어들 듯
23일 수능 성적 통보 후 정시모집 이어져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자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자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도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이번 수능 결과 국어와 수학가는 대체로 어려웠던 가운데, 나머지 수학나와 영어,한국, 사탐/과탐/직업탐구 영역은 지난해 보다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이하게 출제됐던 것으로 평가됐던 국어의 경우,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 1등급컷이 80점대 후반대까지 추정되는 등 다소 어렵게 받아들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전문기관 종로학원은 가채점 결과 이번 수능에서 국어의 1등급 컷을 89점으로 예상했으며, 유웨이와 메가스터디, 이투스는 87점으로 예측해 지난해의 91점보다 2~4점 정도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로 인해 고3 재학생들의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니 못하는 등 교육현장의 혼란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확 달라진 고사장 환경도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 문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 문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종로학원 관계자는 "책상 앞면에 가림막이 있는 낯선 환경에 수험생들이 긴장한 상황까지 더해지는 등 코로나19 환경 변화 때문에 1교시 징크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제만 봤을 때는 작년 수능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코로나19 등에 따른 긴장 때문에 수험생들이 느끼는 난이도는 작년보다 약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교시 수학에서는 인문계와 이공·자연계열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공·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가형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수학나형은 어렵게 출제되었던 지난 수능보다 쉽고, 9월 모평보다도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은 “그동안 지나치게 쉽다고 평가된 수학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하여 수험생간 변별력 확보를 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김정환 교사는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가형에서는 등차수열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묻는 16번, 수열의 개념을 활용해 수열의 합을 구하는 21번, 중복 조합을 활용해 경우의 수를 구하는 29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이 밖에도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합성함수의 미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30번도 '킬러' 문항으로 평가받았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수학 나형의 올해 출제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돼 학생 입장에서 조금 부담감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나형에서도 20번과 30번 문항이 신유형으로 꼽혀 학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3교시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 쉬웠고, 특히 1등급 비율이 높게 나왔던 6월 모의고사보다도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영어 과목은 쉽고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9월 모의고사(1등급 5.8%), 지난해 수능(1등급 7.4%)은 물론, 쉽게 출제된 지난 6월 모의고사(1등급 8.7%)보다도 쉬웠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영어에서 1등급 비율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ebs 연계지문의 난이도도 대단히 낮은 수준이었고, 빈칸추론 또한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지문의 길이도 짧았다”고 전했다.

또한 “평소 어려워했던 21번(함축의미) 문제, 23번(주제), 29번(어법) 문제도 평이하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수험생 부담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7번(글의 순서), 33번(빈칸추론) 문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고 종로학원 측은 밝혔다.

종로학원은 “이번 수능은 전체적으로 모의고사 난이도 철저하게 분석해서 코로나 위기 사항에 코로나 부담상황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수험생들은 등급하락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 섣부른 예상에 따른 대학별고사 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학별 고사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성적이 나올 때까지 본인이 지원가능한 대학 범위 정도, 전년도 합격선, 정시 모집인원, 전년도 경쟁률, 수시 이월인원, 학과별 충원율 등을 체크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이번 수능 결과 전체 원서 접수자 49만3433명 중 42만6344명만이 응시해 결시율 13.17%을 기록했다. 결시율 13.17%는 지난 1994년 수능 도입 후 사상 최고기록이다.

이에 따라 1등급을 받는 인원이 줄어 수시모집 수능 최저등급을 확보해야 하는 수험생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이후 입시 일정. [자료=종로학원]
수능이후 입시 일정. [자료=종로학원]

이후 대입 일정을 보면 오는 23일 전체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통보되고, 27일까지 수시 합격자가 발표된다.

또한 내년 1월 7일부터 11일까지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진행되며,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7일까지다.

이후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추가모집 전형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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