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이익공유제'

[첨부 이미지=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오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협력 이익공유제’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익공유제 개념을 포함한 상생연대 3법을 도입해 ‘경제 방역’에 성공하자고 강조한 것이죠.

이 대표는 “작년 가을 이 자리에서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족의 표현)를 소개해드렸다”며 “우분투의 마음으로 국내 경제를 살리자”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 그래서 ‘이익공유제’가 뭔데요?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자신들의 이익 중 일정 부분을 떼어서 협력업체와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선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시하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죠.

당시 삼성·현대 등 국내 주요기업들의 이익이 어마어마하게 불어나면서 직속 직원들은 상여금을 받은 것과 달리 중소 협력회사들은 그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같은 사업에 참여한 기업 간의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정당하다며,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으로 불공정 하도급 문제까지도 해결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정부도 협력이익배분제를 내세우며 명칭과 의미를 조금씩 진화시켰지만 기업 간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똑같은 의미를 내포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현 정부도 이익공유제 논의를 활발히 전개해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득을 얻은 기업이 타격을 받은 업종의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지원해줘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021 세계경제포럼(WEF) 한국정상 특별연설에서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가 감염병 재난을 이겨내는 포용적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좋아 보이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문제는 여당이 번지르르하게 내놓은 이익공유제가 사실상 실체 없이 모호한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현 정부는 대상 집단을 ‘코로나 수혜업종’과 ‘코로나 타격업종’으로 나누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정당히 ‘이익을 공유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구체화된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포부는 좋았으나 불우이웃돕기 성금 정도로 그치거나 ‘착한 임대인 정책’처럼 실효성이 낮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에 재계에서는 여당이 제시한 이익공유제가 오히려 기업 활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반(反)기업 대책으로 전락할 수 있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세금을 납부하며 합당하게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준도 목표도 없는 모호한 개념이 난입하게 되면 기업들의 경쟁력만 저하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싹 트고 있는 것이죠.

이에 야당도 이낙연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우분투 정신’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부랴부랴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익공유제야말로 구시대 유물 정치”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임대인 감사'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일각에선 여당이 주장하는 이익공유제가 이처럼 캠페인성에 그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여당은 계속해서 이익공유제란 개념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전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삼성·LG·롯데 등 대기업이 협력회사 자금난 완화를 위해 협력사들에게 수천억원의 물품대금을 조기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익공유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극찬했습니다.

현재 여당은 일본 도요타와 미국의 크라이슬러, 영국 롤스로이스 등 이미 이 개념을 실천한 기업들을 예시로 들며 해외 모델을 국내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이익공유제가 떠오를 전망입니다.

논란을 잠재우고 바람직한 이익공유제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의 대상과 방식 등을 구체화해 야당과 기업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뉴스퀘스트의 오키도키]는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의 키워드,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 독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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