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3만2700명, 사상 첫 '데드크로스'…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0명대

[일러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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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해 출산 장려를 위해 투입된 정부 예산만 약 40조2000억원.

특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행계획(예산안 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2조1000억원)부터 지난해까지 총 225조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사용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조원 늘어난 46조원이 편성됐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를 기록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 출생아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보다 3만300명(-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수는 30만 5100명으로 전년(29만5100명)보다 1만명(3.4%) 증가했다.

출생아 수 및 사망자 추이. [자료=통계청]

이로써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3만2700명의 순감소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년대비 0.08명 감소했다.

이는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도 5.3명으로 0.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우리나라 인구는 2010년까지만 해도 20만명이 넘는 자연증가를 기록했으나, 2017년(7만2000명)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 2만8000명, 2019년 8000명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및 교육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인구 감소 현상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장래인구특별추계상 저위(비관) 추계 시나리오에서도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어 인구절벽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하며 인구 자연감소가 최초로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수가 더욱 감소할 여지가 있고,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연감소는 조금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1만9576명, 사망자는 2만6899명으로 7323명의 자연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월별 인구감소로는 사상 최다 기록으로, 월 단위 출생아 수가 2만명 미만을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2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월대비 소폭 감소한 2만2139건을 기록했고, 이혼 건수는 9181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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