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특허·설비 등 매각·철수 로드맵 윤곽...업계 "이달 주총에서 최종결론 나올 예정"

LG전자는 지난 1월 공식입장을 통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모바일)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전자가 모바일(MC) 사업부 사업재편 향방을 두고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부서가 사라질 경우 생길 ▲인력 ▲장비·설비 ▲특허 문제와 관련, 모두 내재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본지와 만난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MC사업부에 남아있는 인력은 모두 다른 부서 및 사업에 배치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전망과도 비슷한 계획이다.

당시 권 CEO는 모바일 사업 철수설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 부서 인력은 LG전자가 올해 주력사업으로 꼽았던 AI·로봇·전장(전기장치) 분야에 배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부서에 소속된 직원은 3700여명이다.

모바일 특허 관련해서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을) 모두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지난해 반기 기준 국내 2만6294건, 해외 6만1441건 수준이다.

이중 모바일 시장의 핵심 기술인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에서 확보한 특허만 해도 1700여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체 5G 특허에서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허 자산들은 기존 주력사업이 아닌 로봇,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핵심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에 열린 2020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전장 사업 등에 중요한 자산"이라며 "IoT, V2X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MC사업본부 및 CTO 산하 표준 연구소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 생산 과정에 필요한 설비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가닥이 잡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LG전자가 보유한 관련 장비와 설비 등 생산라인 중 크게 '고가'라고 평가되는 것이 없다"며 해외 기업에 판매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LG전자는 베트남 현지에 지난 2019년 이전한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설비들을 굳이 외부에 판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LG전자는 헤드램프 기업 ZKW 인수,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JV) '알루토'를 출범시키며 전장(전기장치) 사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연합뉴스]

이로써 2000년대에 피처폰 성공신화를 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디스플레이를 말고 펼 수 있는 '롤러블폰'을 공개하며 업계의 기대를 모았지만, 이 또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에는 LG전자가 매각을 포함한 모바일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체에 롤러블 개발 프로젝트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전자가 다음달  MC사업의 향방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MC사업 방향성은 오는 24일 열리는 LG전자 주주총회 혹은 26일에 열리는 (주)LG 주주총회 등을 통해 최종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LG전자 측은 스마트폰 사업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현재 매각, 철수, 축소 운영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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