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2019년 5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대선출마를 선언하자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 바이든을 원한다’며 맹비난했다.

이어 2019년 10월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중국 정부와 유착했다’는 증거로 2013년 중국인민은행이 헌터에게 사모펀드 5억 달러(약 2조억원) 투자한 사실을 공개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2020년 8월, 트럼프는 공세를 강화해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이 미국을 잠식한다’, ‘중국이 미국을 갖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연설했다.

당시 일부 미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친중 성향을 비난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랐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정책은 공격적이다 못해 적대적이었다.

지난 3일 블링컨이 국무부 연설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경쟁적, 협력적, 적대적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미중간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7일(현지시간) 알래스카 미중 첫 고위급 회담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신장, 홍콩, 대만 관련 중국의 행동을 비난하며 사이버공격, 미동맹국 강압 등을 맹렬히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 역시 ‘극심한 경쟁을 기꺼이 할 것이다’, ‘우방을 위해 싸운다’라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회담발언을 ‘자랑스럽다(Proud)’라고 공개지지하며, 미국의 대중 강경기조를 예고했다.

물론 미국의 대중 강경기조는 앞서 16일(현지시간) 열린 미일회담에서 감지되었다.

미국은 중일간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 중국이 ‘지역에 혼란을 초래한다’며 비판했고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홍콩을 건드렸다.

하지만, 18일 한미회담에서 우리측 입장을 배려해서인지 중국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기에 블링컨의 ‘협력적’ 입장도 기대해볼만 했다.

그러나 22일(현지시간), 미중 마찰로 인한 갈등 전선은 유럽까지 확대되었다.

블링컨의 유럽순방에 맞춰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은 중·북·러 등에 인권 제재를 부가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공조에 서방까지 동참한 것이다.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는 3조 달러(약 3000조원) 투자로 제조업 및 첨단기술 산업을 육성하여 중국을 견제할 계획까지 준비 중이다.

문제는 심화되는 미중갈등 속에 ‘중-북-러’ 연합노선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친서로 ‘서방의 압박에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함께 하겠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러시아 역시 22~23일(현지시간) 중국을 공식 방문하여 공동성명으로 ‘미국이 국제사회 평화를 해치며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미중갈등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서구사회와 중·러·북 대립으로까지 확대되며, 신냉전 대결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입장은 상당히 난처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의 이익을 중시한다고 했지만 대북이슈로 미국의 이익이 침범 받으면 동맹의 이익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향후 미국이 반중국 블록 ‘쿼드(Quad, 미·일·호·인도 4자 안보협의체)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경우, 과거 사드(THAAD)배치 당시 미중갈등 틈바구니에 낀 대한민국이 재현될 수 있다.

나아가 국제외교 이슈가 경제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당하다.

결국 해답은 북한이슈 관리이다.

다만 기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공동번영에만 초점을 맞췄기에, 트럼프-김정은간 협상을 지켜본 지금의 미국을 설득하기에는 어렵다.

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이주형 국제관계전문가.

그보다 한국은 미국이 중시하는 인권·법치·민주주의 등 가치 수호에 동참하여 북한의 인권실태를 비판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지향하는 가치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그것과 동일함을 보여 일원임을 증명해야 한다.

동시에, 대북협업·지원 등 한반도프로세스의 주요과제도 지속 수행하여 북한이슈 관련 중국입장도 고려함을 보여야 한다.

이처럼 한국은 양측의 이익에 모두 관여함으로서, 향후 미중마찰시 해법 모색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부디 신냉전 구도 속에 한국은 생존전략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 

※필자소개 : 이 주 형

현재 (주)매드해터 컨설턴트로 재직중인 필자는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제개발정책학을 전공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 국제신흥시장 사업기획팀,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실, 국가전략연구소 외교안보정책 분석실에서 근무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