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모빌리티 투자 가속...그랩 나스닥 상장시 지분가치 2.4배 증가 기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기차역에 설치된 그랩 차량호출 표지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동남아 그랩(Grab), 이스라엘 오토노모(Otonomo)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면서 양사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 SK(주)의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SK(주)에 따르면 SK(주)가 투자한 모빌리티 기업 중 '동남아 우버'라 불리는 그랩이 올해 안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SK는 약 2500억원(2억3000만달러)을 그랩에 투자했다. 당시 그랩 투자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 우버,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등 글로벌 기업이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인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현재 SK(주)가 2018년 약 120억원을 투자한 이스라엘의 자동차 빅데이터기업 오토노모도 올해 2분기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오토노모는 약 14억달러(1조55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SK의 투자 전문성이 다시 입증됐다며 특히 그랩의 상장이 완료될 시 SK(주)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주) 측은 자사의 지분 가치가 약 5억4000만달러, 한화로 약 5900억원을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는 2017년부터 모빌리티 분야 육성을 본격화하며 차량 공유와 모빌리티 기술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그랩과 오토노모에 투자를 한 것도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랩은 차량 공유 영역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오토노모는 차량 운행 정보를 가공하는 빅데이터 기업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SK서린사옥. [사진=SK(주) 제공]

이번 증시 상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랩과 오토노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해 동남아 8개국에서 '2억1400만건 이상 다운로드'라는 쾌거를 얻었다.

오토노모는 다임러, BMW,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 16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을 파트너사로 확보해 전세계 약 4000만대 차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한편, SK(주)가 2017년 4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 투로(Turo)도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로는 모빌리티 업계의 '에어비앤비'로 불리며 미국과 영국, 독일, 캐나다 등 56개국에서 개인 간의 차량 대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다.

이와 관련해 SK(주) 관계자는 "SK(주)가 투자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음에 따라 SK(주)의 지분가치 상승 등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시장 상황과 투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지분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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