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화성 이주 로켓 무사귀환 성공...10일짜리 '우주관광 패키지'도 추진
한발 늦은 베이조스도 '우주 주거지' 사업 한창...'뉴 셰퍼드' 활용해 7월 우주관광 실현 예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와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설립자.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와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설립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전기차 왕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왕이 우주 산업에 제대로 꽂혔다.

테슬라 창업자로 이름을 알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과,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설립자는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미래 터전을 찾는 데 혈안이 오른 모습이다.

이들의 우주 사업의 최종 목표는 비슷한 듯 다르다.

머스크는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로 '화성'을 꼽고 있고, 베이조스는 특정 행성이 아닌 '우주 공간' 이라는 거시적인 개념으로 접근해 지구를 모방한 주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때문에 '세계 부호' 대열에서 한 차례 1·2위를 다툰 두 사람의 자존심을 건 신경전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머스크와 베이조스 중 누가 차세대 블루오션을 선점해 가장 먼저 '우주 주민'을 데려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4전 5기' 머스크의 우주 뚝심...기세 몰아 '10일 우주관광 패키지' 기획

민간 우주업체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곳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다.

5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우주선 '스타십'이 폭파 등 수차례 시항착오를 겪은 뒤 드디어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스타십은 작년 12월, 올해 2월 1·2차 시험 때 경착륙으로 폭발했고, 올해 3월 3차 시험에서는 착륙한 지 몇 분 뒤 폭발했다. 같은 달 4차 시험에서는 이륙 이후 공중에서 폭발해버렸다.

스페이스X가 이번에 무사귀환에 성공하면서 머스크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자기 자신을 '화성의 최고사령관'(imperator of Mars)이라고 칭하는 머스크는 7일 트위터에 "인류를 다(多) 행성 종으로 만들자"라며 "화성의 삶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이를 '현실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약 19년 만에 민간 업체가 이뤄낸 쾌거다. 머스크는 스타십 우주선을 활용해 100만 명을 화성 거주 기지로 보낼 계획이다.

2002년 출범한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약 120차례 자체 개발한 로켓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렸고, 한 로켓을 여러 번 쏘아 올리는 재사용 기술에서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인류 최초로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개발해 세 차례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기도 했다.

이달에도 4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크루 드래건은 ISS를 방문한 후 이른 새벽에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이런 기세에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 목표를 실현하기에 앞서 올해 말쯤 일반인을 대상으로 ISS에 10일간 체류하는 관광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가격은 약 5500만달러(616억9350만원)로 예상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새벽 스페이스X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우주비행사들이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해상에 귀환했다.  [사진=NASA·AFP=연합뉴스]

◇ 한발 늦어도 '차근차근'...베이조스도 우주 관광 로켓 띄운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도 쉽게 지지 않겠다는 자세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우주선 입찰에서 머스크에게 밀린 베이조스는, 스타십이 무사 귀환에 성공한 날 파격적인 우주 관광 계획을 발표했다.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아폴로 11호 달 착륙 52주년'을 맞아 올해 7월 20일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뉴 셰퍼드 로켓은 최대 6명이 탑승할 수 있는 유인 캡슐과 보조 발사체로 구성돼 있다.

유인 캡슐 좌석에 탑승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블루오리진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경매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블루오리진에 따르면 뉴 셰퍼드의 최고 속도는 음속 3배다. 탑승객들은 캡슐 창문을 통해 우주 공간과 지구를 바라볼 수 있고, 몇 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베이조스는 이번 우주 관광 사업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올 초 아마존 CEO직에서 물러난 그는 이날 아마존 주식 73만9000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5억달러 규모로, 한화 약 2조8037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앞서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을 팔아 매년 10억달러(1조1215억원) 상당을 블루오리진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베이조스는 우주 공간에 지구를 모방한 거대한 주거 기지를 세워 사람들을 100만 명의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목표로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블루오리진이 스페이스X보다 2년 일찍 출범했지만 기술 경쟁력에 있어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 지구 궤도에 자사가 개발한 로켓을 보낸 적이 없고, 이번에 추진하는 우주 관광 사업도 고도 100km의 준궤도에 접근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ISS 관광 패키지'는 700km 수준의 저궤도에 도달한다는 목표이기 때문에, 사실상 머스크가 베이조스보다 기술력에 있어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블루오리진의 첫 우주 관광 사업에 사용될 로켓 '뉴 셰퍼드'의 모습. [사진=블루오리진]

한편 두 사람은 대외적으로 신경전을 펼치며 우주 산업 선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먼저 베이조스는 NASA가 블루오리진을 '아르테미스' 개발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시킨 것을 두고 50장 분량의 항의서를 제출했다.

블루오리진은 "(이번 결정에는) 결함이 있다"라며 "경쟁의 기회를 좁히고, 우주 탐사의 공급기반을 대폭 좁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머스크는 트위터에 블루오리진의 항의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4월 27일 머스크는 "지구 궤도에 올라가지도 못한다"(Can’t get it up (to orbit)이라는 글과 함께 블루오리진과 관련된 기사를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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