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분기 41% 폭락 전망...최대 분기 하락률 기록
중국 채굴 단속·테슬라 결제 중단 등 채굴 문제...악재로 작용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아이슬란드 소재의 채굴업체의 채굴기.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치가 2분기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최대 분기 하락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폭락의 배경으로 환경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업계에서는 '녹색 채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1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4월부터 6월까지 약 41%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월 14일 6만5000달러(약 7360만원)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달 30일 3만4000달러(약 3850만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비트코인이 2분기에만 41%가량 폭락한 셈이다.

코인데스크는 "5월 중순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로 비트코인 결제 대안을 취소하면서 시장이 약세를 보였다"며 "이후 중국의 가상자산 채굴 금지 조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비트코인을 4개월만에 최저치인 3만달러(약 3400만원)로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매체 CNBC도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단속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것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절반으로 떨어트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약 1조6927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5월 13일 비트코인이 환경에 좋지 않다며 결제 수단에서 배제했다.

이어 같은 달 21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자국 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을 금지시켰다.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채굴을 제한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업계에서는 중국정부가 환경적인 이유에서 채굴을 금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엄청난 전기가 소모되는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쓰촨성의 비트코인 채굴장 모습[사진=EPA/연합뉴스]
중국 쓰촨성의 비트코인 채굴장 모습. [EPA=연합뉴스]

이처럼 비트코인이 환경문제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이유는 채굴에 사용되는 엄청난 에너지 때문이다.

디지코노미스트를 운영하는 금융경제학자 알렉스 드 브리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 수백만개의 비트코인 채굴 장치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네덜란드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디지코노미스트의 `비트코인 에너지소비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 한 건을 완료할 때 소비되는 전력양은 약 1762.49kWh이다.

이는 미국 일반 가정에서 약 60일간 사용하는 전력량과 같다.

문제는 많은 채굴업체가 화석연료를 태워 생성된 전기 에너지로 채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채굴기를 돌리기 위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이 온실가스 문제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베이징 칭화대 다보 구안 교수는 연간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로 생산되는 탄소량은 체코와 카타르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환경 부문에서 비트코인의 지속가능성이 논란이 되자 친환경 채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채굴업체들이 중국을 떠나 미국 텍사스로 이동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텍사스는 2019년 기준 전체 전력의 20%가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등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석 에너지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저렴해지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자연스럽게 녹색 채굴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지수를 개발한 마크 베반드 보안 전문가는 "비트코인 채굴의 지속 가능성은 기술 발전과 함께 저절로 해결된 문제"라며 "최근 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한 전기 에너지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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