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계정 통합 과정서 논란 일어...우리나라에서만 성인 이용 가능
게임 셧다운제도 원인으로 지적...여가부 "MS 정책 변경에 따른 것"

※ 인터넷 시대의 특징은 화자와 청취자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청취자는 댓글을 통해 곧바로 화자로 바뀝니다. 이를 통해 이슈는 확대재생산됩니다. 한 주 동안 인터넷과 SNS에서 이슈가 된 이야기를 전하는 `이주의 와글와글`을 매주 한 회씩 게재합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부터 인터넷 커뮤니티까지 다양한 곳에서 누리꾼들의 `와글와글`한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만 19세 이상 이용가능' 마인크래프트 자바에디션 공지[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일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처]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는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마인크래프트 19금 사태의 원인으로 `게임 셧다운제`를 꼽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19금 성인물이 된다"면서 "이는 여성가족부의 셧다운 제도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국민 청원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코딩교육

마인크래프트는 3차원 세상에서 블록을 부수면서 획득한 재료로 다양한 구조물과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이다.

샌드박스 게임이란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 처럼 이용자 마음대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임을 말한다.

실제로 마인크래프트 이용자는 게임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고, 이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다.

이에 마인크래프트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코딩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청와대가 비대면으로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했을 만큼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지난해 청와대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진행한 어린이날 행사 장면. [청와대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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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14년 게임 개발사인 `모장 스튜디오`를 25억달러(약 2조8400억원)에 인수하면서 MS의 자산이 됐다.

MS는 올해 초부터 이 게임의 최초 데스크톱 버전(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정을 통합하고 있다.

문제는 계정 통합 과정에서 일어났다.

MS는 셧다운제가 시행된 이후 국내에서는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MS 계정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기존 모장 계정을 통해 마인크래프트를 즐긴 청소년들은 통합 이후 MS 계정을 통해 게임을 이용해야 하는데, MS 계정 가입이 불가능해 사실상 접속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에 MS는 지난 1일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같은 소식은 누리꾼들에게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갔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Man***)

"우리 아들이 계정 못 쓴다고 울어요. 살려주세요" (태백***)

"우리 아들하고 조카들이 마인크래프트 열심히 하는데 빠르게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궁상***)

"제 유년 시절을 함께 한 마인크래프트, 창의성과 공간지각, 코딩 등 많은 역량을 키워준 게임이었습니다. 우리 마인크래프트 살려주세요" (@You***)

일부 누리꾼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가 성인용 게임이 되는 걸 막아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일 게재된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현재 6만7000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에 참여했다.

국내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도 게임 셧다운제도로 인해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일제히 `로그아웃` 당한 현 상황에 대해 규탄에 나섰다.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 등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단체는 2일 공동성명을 내고 "미성년 게이머는 건축·디자인·프로그래밍·기획·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창작자가 활동하는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를 견인하는 주역"이라며 "셧다운제는 미성년 게이머의 권리와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고 한국 시장의 고립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게임 셧다운제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지난 2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트위터 캡처]

#여성가족부 #정치권 #셧다운제 폐지 #개정안

이처럼 비난 여론이 들끓자 셧다운제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MS의 경영 정책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여성가족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게임의 19세 미만 청소년 이용이 12월부터 제한된다는 사항은 MS사의 게임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MS사에서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하는 다수의 한국 게임 이용자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이뤄지도록 요청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성가족부가 이번 사태를 MS사의 탓으로 돌린 것은 오히려 누리꾼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셧다운제도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사달이 난 건데 해명으로 MS 탓을 하다니 황당하다" (신***)

"왜 이 게임사가 이런 운영 정책을 하게 된 건지 아시나요?" (@YI3***)

"IT 강국이니 코딩교육 발전시키겠다니 이거 보고서는 다 헛소리라는 걸 깨우쳤다" (@bla***)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셧다운제 폐지`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강훈식 의원이 지난달 말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는 부모의 아이디나 주민번호 도용 및 홍콩·미국 등 제3국을 통한 사이버 망명의 성행으로 실효성이 없다"며 전면 폐지를 제안했다. 강 의원은 부모의 요청이 있는 경우 완화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지난 5일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본인이나 부모가 요청할 때만 접속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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